식약처 “연골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 없다”…코오롱 “장기관찰 필요”

 

전날 식약처 최종승인을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시판 출시 전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관절염치료 신약 인보사가 시판 전 잇따른 잡음에 휩싸였다. 약가와 급여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관절염치료제 효능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의 구조개선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오롱 측은 인보사의 구조개선 효과는 장기적인 관찰을 필요로 하는 만큼, 향후 미국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보사’의 국내 시판허가를 신청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달 12일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세포치료제로, 주사제를 통해 통증을 개선한다. 국내에서는 29번째 신약으로, 관절염약 중에서는 첫 유전자 세포치료제다.

앞서 인보사는 국내 임상과 미국 임상에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통증과 관절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주도한 국내 임상3상에서 12개월 동안 인보사를 투여한 집단 중 8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임상에서는 인보사 투여군 중 88%가 반응을 보여 더 높은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디모드(DMOAD·근본적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인보사 임상에 전력을 다해왔다. 디모드는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억제하고 무릎 관절연골을 재생해 구조적으로 변화시켜 관절염 자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을 지칭한다. 국내외 시장에서도 인보사의 구조개선 효과를 주목했다.

그러나 심사 결과 식약처는 인보사가 구조개선이 아닌, 증상개선을 위한 치료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최종적으로 식약처는 1회 주사 후 1년 뒤 환자가 느끼는 통증‧기능 개선을 유효성을 추가하고, 연골 재생 효능은 적응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당초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주장했던 인보사의 효능과 보건당국의 판단은 ​달랐다. 식약처는 인보사를 단순 통증개선제로 결론지은 셈이다. 업계의 기대도 실망으로 반전했다. 실제로 식약처가 승인허가를 받은 날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연골재생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이 필요하지만, 식약처 임상 지침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와 미국 임상에서 연골재생기능을 확인한 만큼, 향후 미국 임상 3상에서 인보사의 구조개선 효과를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의 연골 재생 등 구조 개선 효과는 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다. 진행 중인 미국 임상 3상에서 1020명의 대규모 환자의 장기추적 결과를 통해 이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보사는 아직 ‘급여화’의 숙제도 풀지 못한 상태다. 보험 급여화가 되지 않는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환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코오롱 입장에서는 인보사 가격 경쟁력을 위해 급여화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인보사는 첫 관절염유전자치료제인 탓에 급여에 대한 기준이나 선례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경제성 평가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급여화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인보사는 의료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치료제인 만큼, 논란이 되고 있는 효능 및 급여 문제만 원만히 해결한다면 무사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자회사 티슈진과 지난해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 제약사과 맺은 5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으로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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