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메시지 ‘잔디’ 론칭…대만 이어 아시아 시장 공략할 것


토스랩은 ‘소통’을 생각하는 스타트업이다. ‘전송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토스(Toss)와 연구실의 랩(Lab)이 더해져 회사명이 만들어졌다. 김대현 대표와 IT(정보기술)의 만남은 사회 초년생때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는 교통카드를 제조하고 발급하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를 거쳐 2014년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공동대표 대니얼 챈과 함께였다.

김 대표는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는 의식주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가 이미 출시된 상황이었다. 고객 타깃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앱도 다수였다. 그러던 찰나, 김 대표는 사람들이 대부분 ‘회사’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기업 중심 정보기술(IT) 플랫폼을 생각하다 기업용 통합 메신저 서비스 ‘잔디’를 만들어냈다.

잔디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내세워 세계 범용 메신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정된 지역보다 더 넒은 시장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포부다. ‘아시아 넘버원(No.1)’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김대현 토스랩 대표를 10일 강남구 선릉 패스트파이브 15층에서 만났다.

◇ ‘기업용 메시지 플랫폼 잔디’… 직장인 니즈(Needs) 파악하겠다

잔디의 주요 사용층은 ‘직장인’이다. 일상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나 라인과는 다르다. 메신저 기능 외에도 파일 전송,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시장엔 잔디같은 B2B(Business to business)앱이 많이 없다. 20~30대 창업가들이 도전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와 다른 접근방식을 써야했다. 김 대표는 주로 해외 서비스를 연구하며 사업 영감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슬랙이라는 기업용 클라우드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북미권을 중심으로 편리한 기업 서비스가 형성돼 있다. 아시아 기업도 (b2b서비스가) 필요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도 마찬가지다. 잔디는 주로 기업의 니즈(Needs)를 반영한다.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초기에 생각했던 청사진과 점점 유사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은 으레 그렇듯, 돈과 사람이 힘들다’고 전했다. IT기반 스타트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긴 어렵다. 기업을 설득하는 것도,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토스랩은 티켓몬스터, NS홈쇼핑, 피자알볼로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파트너를 늘려나갔다. 현재는 8만8000개 회사가 토스랩 잔디를 상용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 퀄컴벤처스 등 주요 벤처캐피탈(VC)투자도 받았다. 총 누적 투자액만 70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팀의 신뢰도와 경험, 베타 서비스를 통한 성장성 등이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토스랩은 직장인 사용자의 코멘트를 중요하게 여긴다. 페이스북 메시지, 블로그, 자체 홈페이지로 후기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잔디를 써본 직장인들은 잔디없이 일하기가 힘들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준다. 업무 정리와 자료관리가 편하다는 게 이유다. 개선할 점도 많이 올려준다. 이런 코멘트들을 취합해 제품개발 과정에서 우선순위로 고려한다.”

잔디는 무료 버전 외에도 프리미엄 버전,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대기업) 버전 등 2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랩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유료화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 제한없는 메시지 검색 횟수와 자유로운 클라우드 용량 등이 기존 무료버전과 다르다. 김 대표는 유료 버전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는 비율도 높단다.

◇ “현지화 전략 통해 아시아 1등 기업용 메신저 되겠다”

토스랩은 최근 선릉 패스트파이브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김 대표는 입주공간을 고민할 때 교통과 직원 만족도, 가성비를 고려한다. 직원 35명의 팀워크를 위해 한달에 한번 ‘타운홀 미팅(Townhall Meeting)’도 진행한다. 부서끼리 생각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표와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회사 목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과정인 셈이다.

“해결은 못해주더라도 직원들 고민이나 이야기는 다 들어준다. 일반 회사와 다른 IT스타트업 특성상 서비스나 생산에 대한 고민들이 있다. 또한 고객들과의 접점에 관련된 비즈니스 문제도 생긴다. 두 가지 문제 모두 겪어봤다. 양면의 경험이 있다보니 쉽게 (직원들에게) 공감해주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미 대만 타이페이에 토스랩 해외 지사가 있다. 잔디 전체 사용자 중 대만 점유율만 15%가 넘는다. 토스랩은 ‘아시아 1등 기업용 메신저’를 꿈꾼다. 해외 공략을 위해서 현지화를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아시아 현지에서 인지도를 키워 진출 기반을 세우는 것이다. 일종의 인바운드 효과다. 진출이 어려운 국가는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북미권이나 다른 지역 진출 계획은 없다. 한동안은 아시아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B2B시장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형 모델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올해 토스랩의 목표는 기존 서비스 효율성을 알리는 것이다. 유료 서비스 론칭과 대기업 모델을 확대해 수익성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고, 토스랩에서 일했던 경험을 뿌듯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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