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리퍼폰 아닌 ‘새로운 폰’ 주장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지난해 10월 판매 중단됐던 갤럭시노트7이 7일 재출시됐다. 갤럭시FE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지만 사실상 갤노트7의 리퍼폰이다. 앞서 갤노트7는 배터리 발화에 따라 약 93만대가 회수됐다. 회수된 제품과 함께 미판매된 제품이 갤럭시노트FE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갤럭시노트FE 무슨 뜻이죠?
FE는 팬에디션(Fan Edition)의 약자입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기다려온 팬들을 위한 특별 한정판이라는 의미입니다. 갤럭시노트FE 뒷면에는 팬에디션 로고도 각인돼 있습니다.

왜 팬에디션이라는 표현을 쓴거죠?
삼성전자 측에서는 갤럭시노트7이 아닌 새로운 폰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해 8월 출시된 폰입니다. 하지만 출시 직후 배터리 발화 사건이 일어났고 리콜과 교환을 거듭하다 결국 10월에 판매가 중단된 폰입니다. 발화 위험 탓에 삼성전자 측에서 구매자에게 폰을 다시 회수했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갤노트7의 아픔 이름을 다시 가져오고 싶지 않았겠죠. 게다가 새롭게 준비한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도 떨쳐버려야 했죠.

갤럭시노트7이랑 달라진 게 있나요?
최신 기술이 꽤 접목됐습니다. 갤럭시S8 시리즈와 동일한 UX(사용자경험)을 탑재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인공지능 가상비서인 빅스비의 기능도 일부 들어있습니다. 빅스비의 4가지 기능 가운데 빅스비 홈과 빅스비 리마인더가 적용됐습니다.

이번에 배터리는 믿을 수 있나요?
갤노트7 발화 원인이었던 배터리는 전부 교체됐습니다. 기존 배터리보다 300mAh 줄어든 3200mAh입니다. 다중 안전 설계와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안전에 대해선 절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를 취했다고 하네요.

리퍼폰이라고 하던데 중고인가요?
리퍼폰은 리퍼비시폰(refurbished phone)을 뜻해요. 리퍼비시 폰은 고장 제품이나 중고품을 새것과 비슷한 상태로 수리한 제품입니다. 하자가 있는 부품을 수리해 정상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애플 아이폰을 수리할 때 많이 쓰는 방법이죠.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FE가 리퍼폰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개봉 제품과 미사용 부품을 활용해서 제조했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리 매뉴팩처링(re manufacturing) 폰이라고 보는게 적절하다고 하네요.

사용한 흔적이 있나요?
아무래도 중고폰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나오는 질문인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요. 삼성전자 측에서도 사용감 있는 제품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뒤에 로고까지 넣은 걸 보면 깨끗하게 정돈된 새 휴대전화만 내놓겠죠?

기내 반입이 될까요?
기내 반입이 가능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아무래도 배터리 문제를 해결했으니 기내 반입도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년 정도 지난 폰을 사람들이 살까요?
예약 건수가 많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물량이 달릴까봐 걱정하는 수준입니다. 갤노트8이 나오기도 전에 물량이 다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식 예약이 아닌 비공식 사전 예약부터 문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워낙 갤노트7이 인기가 많았던 제품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기존 구매자들은 갤노트7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었죠. 예약을 걸어놓고 폰을 손에 쥐지 못한 예약구매자들도요. 이번에 40만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희소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어떻게 보죠?
갤럭시S8 수요를 갤노트FE가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을(cannibalization)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이번 결정을 이해 못하겠다는 교수님들도 계세요. 이번에 다시 결함이 발견되면 삼성전자 이미지에 상상을 초월하는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반대로 그만큼 중대한 결정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검사해서 나와 오히려 제일 안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구요.

해외에서도 출시하나요?
아직 해외 출시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지인을 동원해 국내에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있네요.

가격이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삼성전자에서는 가성비가 좋은 폰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69만9600원이지만 갤노트7 출시가인 98만8900원보다는 28만9300원이나 저렴하죠. 게다가 각종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실구매가가 40~50만원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제품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오래된 폰의 가격 치고는 비싸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택은 없나요?

왜 이제야 갤럭시노트FE가 나온거죠?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갤럭시S8 시리즈와 갤럭시노트8이 사이에 갤노트FE가 나올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새로운 모델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해서 연속성을 주되 그 판매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기를 고민했을 겁니다. 하반기에 출시될 갤노트8 전에 갤노트FE를 내놓아야 노트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의 욕구를 미리 충족시킬 수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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