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갤노트7으로 200억원 피해 여전”

6월 26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갤럭시노트7로 인한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갤럭시노트7이 7일 재출시됐다. 7이라는 이름 대신 팬에디션(Fan Edition)이라는 새 이름으로 돌아왔다. 이름이 바뀌었어도 휴대전화 유통업계에서 갤노트FE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해 갤노트7 발화로 유통업계는 2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갤럭시노트FE를 출시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로 지난해 10월 판매를 중단한 지 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갤노트FE를 ‘새로운 폰’이라고 강조했다. 갤노트7과 달리 갤럭시S8 시리즈와 동일한 UX(사용자 경험)을 적용하고 인공지능 가상비서 빅스비의 빅스비 홈과 빅스비 리마인더 기능을 탑재해서다.

그러나 갤노트7으로 홍역을 앓았던 유통업계는 팬에디션을 팔면서도 속이 쓰리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단 한 번도 삼성전자와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불만”이라며 “갤노트7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유통점들이 다시 갤노트FE를 파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피해 보상에 대해서 유통업계와 대화와 협상의 자리를 가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지원은커녕,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못 나눈 셈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측은 보상안은 전혀 나오지 않은채 다시 갤노트FE를 팔아야 하는 현실에 비통해했다. 현재 협회가 주장하는 인건비를 제외한 피해액은 200억원 이상이다. 협회는 판매장려금과 업무수수료를 조정해 보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노트FE를 출시하면서 ‘유통망이 얼마나 피해와 노고가 많았느냐’며 다시 잘 좀 부탁드린다는 종이 한 장이라도 보냈다면 마음이 좀 나았을 것”이라면서 “얼굴 한 번 마주본 적이 없어 허공 속의 메아리를 외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부에서 피해 보상안이나 피해액 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통업계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유통업계가 원하는 것은 어차피 금전적 보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앞으로도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피해보상 요구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피해를 봤으니 그만한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결과가 어떻든 삼성전자가 가타부타 대응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유통업계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회나 정부로부터 요구사항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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