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7나노 양산 성공 여부 불확실…삼성전자 물량 탈환 가능성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대 고객 퀄컴이 대만 TSMC와 손잡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최대 고객 애플에 이어 퀄컴까지 뺏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단 지적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TSMC에 차세대 7나노 칩 생산을 맡기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10나노에 집중한 사이 대만TSMC는 7나노 공정개발에 집중했고 덕분에 퀄컴이란 대형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의 40%를 차지하던 퀄컴의 물량이 TSMC로 넘어가자 자연스럽게 삼성 파운드리 사업 위기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애플에 이어 퀄컴까지 뺏기며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가장 큰 난제인 양산 문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공정개발 못지않게 불량률 없이 안정적으로 양산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TSMC가 7나노를 성공적으로 양산해 낼지는 미지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나노 수주 때문에 삼성전자가 퀄컴을 뺏겼다고 단정하는 것은 2년은 앞서간 이른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사례를 보면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는 과거 그래픽카드와 관련해서도 무리하게 수주를 했다가 수율 문제를 일으킨 전례가 있다”며 “7나노 수율이 얼마나 나올지 지켜볼 일”이라고 분석했다.

퀄컴은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중 한 곳을 택할 수밖에 없다. 팹리스는 설계에 맞는 공정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있어 파운드리 업체를 쉽게 바꿀 수 없다. 만약 TSMC가 수율 문제를 일으킬 경우 삼성전자는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 운영해 적극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사에게 생산을 맡기는 구조가 해소된 탓에 현재까지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8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 7나노, 2020년엔 4나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8나노까진 기존 노광장비로 가능하지만 7나노부턴 극자외선 장비가 필요하다. 결국 7나노로 얼마나 빨리 넘어가서 성공적으로 양산하는 지가 TSMC와의 승부에 있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TSMC는 다양한 반도체 설계 공정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생산 솔루션으로 세계 1위 입지를 더 굳혀가는 추세다.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0.6%였으며 삼성전자는 7.9%로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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