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250만원, 이른바 '명사'만 심사 거쳐 가입시켜…"일반 회원 혜택 줄여 VVIP에 몰아준다" 비판도

 

최근 현대카드가 연회비 250만원에 달하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카드를 내놓으면서 까다로운 발급 심사 과정과 연회비를 뛰어넘는 혜택이 주목받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기자

최근 현대카드가 연회비 250만원에 달하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카드를 내놓으면서 까다로운 발급 심사 과정과 연회비를 뛰어넘는 혜택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일반 카드 고객들에게 부여하는 혜택을 줄이는 대신 초우량 고객만 우대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11일 VVIP신용카드인 '더 블랙 에디션2'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출시된 현대카드 더 블랙, 삼성카드 '라움 O', 하나카드 '클럽1', KB국민카드 '탠텀'의 연회비는 200만원으로 최고가였다. 더블랙 에디션 2 연회비는 이보다 50만원을 더 높게 책정했다.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 2'는 발급 신청을 받지 않는다. 현대카드가 먼저 초청하지 않는 한 신청도 어렵다. 초청을 받고 가입 의사를 밝혀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비롯 브랜드·리스크본부장, 크레딧관리 실장을 포함한 8명의 심사위원이 '더 블랙 커미티'란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검토한다. 만장일치로 승인이 나야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경제적 능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갖춘 대한민국 0.05%의 제한된 명사만 회원으로 초청된다. 현대카드가 2005년에 내놓은 첫 VVIP 카드인 ‘더 블랙’의 경우 당초 9999명까지만 모집하겠다고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입자는 2000명대 수준이다. 더 블랙 1호 주인공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가수 지드래곤도 더 블랙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단순 자산가나 유명 연예인이라고 카드 발급이 가능하진 않다"며 "사회적 지위, 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전했다.

KB 탠텀도 자격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사람만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KB탠텀은 대기업·금융기관 임원급 이상, 2급 이상 고위 공무원, 상장회사 대표이사 등으로 가입 조건을 밝혔다.

연회비가 100만원인 롯데의 인피니티카드 역시 '경제적 기준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준까지 고려한다‘고 명시했다. 인피니티 카드는 발급 대상을 1급 이상 공무원, 종합대학 총장, 매출 500억, 자본금 100억 이상의 상장·코스닥법인 오너, 주요 금융기관 부행장·전무급 이상, 주요 협회·단체의 협회장급 및 부회장으로 한정한다.

이처럼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초우량 고객에게는 연회비를 넘는 혜택도 주어진다.

 

현대카드의 더 블랙 에디션2의 경우 키톤,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 등 명품 브랜드 바우처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이용권, 특1급 호텔 이용권을 준다. 다만, 바우처는 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제공된다. 카드 발급 초년도의 경우 발급 후 200만원 사용 시, 다음해부턴 전년도 이용금액을 1500만원이상 사용했다면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끊었다면, 퍼스트클래스로 업그레이드도 해준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대한항공 왕복 비즈니스석은 약 500만원, 퍼스트 클래스는 1000만원 이상이라 업그레이드만 한번 받아도 연회비를 훌쩍 넘는다. 삼성 라움O는 연 1회 무료 항공권을 업그레이드 해주고 동반자 항공권을 무료 제공한다. 하나'클럽1'은 국제선 비즈니스 항공권 구매시 미국·중동·유럽·오세아니아는 연 1회, 동남아·일본·중국은 연 3회까지 일등석으로 변경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회원들만을 위해 해외 전문가, 최고 경영자를 초청하거나 소규모 파티를 열어 인맥 관리도 해준다.

그러나 연회비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VVIP카드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익은 초우량 고객들이 보고 손실은 일반 고객들이 본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계 카드가 연회비 100만원 이상 VVIP카드를 보유한 고객에게 받은 연회비는 약 54억원이었지만, 이들에게 제공한 부가서비스 총액은 96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초우량 고객의 경우 연체율이 거의 없고 사용금액이 일반 고객들의 몇 배"라며 "수수료 이익도 큰데다 카드사 입장에선 꾸준히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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