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적자 전환 유력…기대작 ‘택시운전사’ 흥행 주목

배우 최민식, 박인제 감독, 류혜영, 심은경, 곽도원(왼쪽부터)이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특별시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뉴스1

투자배급업계에서 가장 타율 높기로 소문난 ‘진격의 쇼박스’가 올해 상반기에는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연이은 흥행 실패 탓에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근래 가장 부진한 상반기다. 이 때문에 8월 개봉 예정인 텐트폴(주력작) ‘택시운전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최대화제작인 택시운전사의 반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쇼박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다. 앞서 쇼박스는 1분기에 9억 70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68억원이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1분기 개봉작이 1편(프리즌) 뿐이어서 직전 해와 직접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봤다. 

특히 지난해 쇼박스가 수익성 측면에서 거둔 만점짜리 성적표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뼈아픈 결과다. 지난해 쇼박스의 영업이익은 153억원이었다. 2014년(17억원)보다는 10배 가까이 뛰었고 2015년(140억원)보다도 8.7%가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2%포인트 상승한 12.1%를 기록했었다.

문제는 2분기도 별다른 실적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쇼박스가 1분기 영업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소폭의 영업손실(-6억 원)을 내 지난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2분기 유일한 개봉작인 ‘특별시민’이 140만 관객 동원에 그쳐 10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2일 중국서 개봉한 영화 ‘미호적의외’의 첫 주말 성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덧붙였다.

특별시민의 제작비는 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당초 선거를 소재로 다룬 특별시민은 조기대선 흐름과 맞물려 흥행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뷰티풀 액시던트’로 잘 알려진 미호적의외는 쇼박스가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손잡고 낸 첫 합작영화인 만큼, 기대감이 컸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까지 쇼박스가 2편의 한국영화로 모은 관객수는 총 430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 개봉작이 없는 탓에 결국 이 숫자가 상반기 최종 성적이 된 셈이다. 지난 2년 간 상반기 쇼박스의 점유율과 비교하면 올해 부진이 유독 도드라진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쇼박스는 1277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배급사 점유율 순위 4위를 기록했다. 범위를 한국영화로 좁히면 쇼박스의 점유율은 29.2%에 달해 1위였다. 2015년 상반기에도 1015만명의 관객을 모아 전체 배급사 점유율 4위, 한국영화 배급사 점유율 2위(21.2%)였다. 비록 올해 상반기 개봉작이 2편에 그치긴 했지만 쇼박스의 그간 높은 흥행 타율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변수는 성수기 텐트폴인 ‘택시운전사’가 될 수밖에 없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는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취재에 나선 독일기자를 우연히 태워 광주로 가게 되는 여정을 그린다.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의 역할은 독일의 대표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맡았다.

지난해 쇼박스가 3분기 이후 두 편의 ‘대박’ 흥행작(터널, 럭키)으로만 1400만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반전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상반기 부진을 큰 타격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한 영화제작업계 관계자는 “특별시민의 실패로 상반기 부진이 두드려져 보인 것일 뿐”이라며 “원래 쇼박스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택시운전사는 누가 뭐래도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대작”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초 국내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도 “주요 배급사 라인업 중 올해 가장 기대하는 1편을 꼽으라면 택시운전사”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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