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채권 강보합…파운드화 환율만 급락

영국 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청문회 등 3대 이벤트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커졌으나 시장은 안정적으로 반응했다. 사진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 사진=뉴스1

영국 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청문회 등 3대 이벤트가 한꺼번에 겹쳤으나 금융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반응했다. 영국 총선은 다수당이 없는 '헝 의회'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으나 나머지 변수는 비교적 파급력이 작았다.

 

9일(미국·유럽 현지시간 8일) 금융 시장 투자자들은 3대 이벤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 증시는 총선 종료와 ECB 통화정책회의는 유럽내 자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벤트로 여겨졌고 제임스 코미 청문회는 미국내 정치불확실성을 강조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약간의 등락을 거듭하다 관망세로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시장에서는 3대 이벤트가 투자자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ECB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ECB 통화정책회의, 금리 동결…테이퍼링에 시간 필요

 

8일(현지시간) 6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아직 강한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올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내년은 1.6%에서 1.3%, 2009년은 1.7%에서 1.6%로 낮췄다. 시장이 우려하던 통화 긴축 확대 보다는 '비둘기파'적인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후 "경제확장이 아직 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동력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에 안도하면서도 이번 회의 결과가 오는 하반기 중 본격화될 테이퍼링 논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달 ECB는 무난하게 넘어갔지만 이르면 오는 9월 처음으로 테이퍼링 방안을 내놓고, 내년 초부터 매입자산 규모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지은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자생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가 상승세에 대한 확신이 아직 부족하고 역내 노동수요 확대가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ECB가 기존에 여러 차례 언급한대로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제임스 코미 청문회·영국 총선…정치적 불확실성 남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 증언도 시장에 당장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라며 충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코미를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하라고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뉴욕 현지 언론에서는 코미와 트럼프 양쪽 모두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둘 중 한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 되면서 한쪽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도덕적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직위를 감안할 경우 탄핵소추 위기에 직면할 수 있어 잃을 것이 만다는 평가다.

 

앞선 두가지 이벤트는 모두 시간이 필요한 반면 영국 총선은 결과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8일(현지시간) 진행된 영국 조기 총선에서는 영국 집권 보수당이 제1당에 올랐으나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영국 총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면 요청한 선거다. 이 때문에 집권 보수당의 영향력을 끌어올려 브렉시트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의석 확대에 실패하고 과반 의석을 잃게 되면서 향후 협상에서 불확실성은 커졌다.

 

영국 총선에 따라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했다. 이날 달러파운드 환율은 전일 대비 약 1.7% 내려간 1.269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기록한 최저 수준 1.2709달러보다 낮다. 파운드화 가치는 한국 원화에 대해서도 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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