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수요 확대 기대…"중국 업체들 구조조정 늦추는 효과" 신중론도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중국 정부가 슝안특구개발과 일대일로 투자 확대를 잇달아 천명했다. 그간 중국의 행보는 철강업계에 언제나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도 국내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남서쪽 160km에 위치한 지역을 슝안특구로 지정했다. 선전 특구와 상해 푸동 특구에 이은 국가급 특구 지정이다. 또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달 14일 일대일로 포럼에서 1240억 달러(약 140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부동산 규제가 심화돼 철강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냔 불안감이 조성되던 터였다. 중국이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중국 내 철강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7일 증권업계 철강산업 분석가들은 중국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가 국내 철강업계도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슝안특구에만 들어가게 될 철강은 2000만~3000만톤으로 추산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제외한 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 4156만톤을 생산했다. 포스코 연간 생산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슝안 특구 개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철강 수요를 중국 내 연간 각각 1.6%, 3.1%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철강 스프레드(원재료 가격과 최종 철강가격의 차액)를 톤당 각각 10달러, 18달러 확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백 연구원은 “결국 2017년 포스코 영업이익 대비 10%, 17% 증가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분석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철강 수요가 늘 것”이라며 “진행 중인 중국 철강 구조조정과 함께 긍정적 전망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와 지속적인 철강 구조조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국내 철강업계에도 호재가 되리란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프라 투자는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과 함께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직 슝안특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강 구조조정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증권업계 철강산업 분석가는 “구조조정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된다 해도 수요가 받쳐주면서 공급을 흡수하는 모습은 어쨌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4일 사설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자국의 성장을 촉진하고 강철, 시멘트 및 기계류의 과잉 생산을 흡수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중국 정부의 획기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엔 자국 내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한 의지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인프라 투자가 자국 내 철강 수요를 창출하지만 반대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 업체들에게는 그만큼 기회가 제약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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