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지는 유명 셰프들에 대한 논란. 명성에는 늘 대가가 따르는 법일까?

일러스트=이현정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희망하는 장래 직업 3위가 요리사다. 반면에 과거 희망 직종 1~2위를 다투던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들은 후순위를 차지했다. ‘먹방’과 ‘쿡방’의 인기에 밀린 셈이다.

 

최초 안방극장은 주름잡는 먹방 프로그램이 넘쳐났고,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맛집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런 열풍은 셰프 전성시대로 이어졌다. 최현석, 백종원 등 셰프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정도. 실제로 최현석 셰프는 방송 출연 후 레스토랑 매출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이처럼, 요즘 셰프는 단순히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람을 넘어 맛을 창조하는 예술가이자 트렌드를 이끄는 셀러브리티가 됐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씁쓸한 이야기도 있다. 바로 자질 논란으로 귀결되는 각종 의혹들이다.

 

tvN <수요미식회>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인 요리연구가 홍신애가 지난해 11월 요식 업체 D사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소당하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업체가 홍신애를 고소한 이유는 15종의 메뉴와 레시피를 창작 메뉴로 전달하기로 한 약속을 그녀가 어겼다는 것이다.

 

D사는 홍신애가 조리 방법이나 레시피 설명 없이 주재료만 나열한 메뉴를 전달하거나 요리 제목만 알리면서 요리를 개발했다고 하는 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고, 그녀가 제공한 레시피는 개발한 게 아니라 이미 영업 중인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를 그대로 베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홍신애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사기관의 ‘혐의 없음’ 처분이 임박해오자 D사가 악의적으로 언론에 알린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쓴 홍신애는 자신의 SNS에 직접 “이쯤 되면 그들의 목적은 달성된 듯싶다. 나는 거리낄 게 없다. 여전히 믿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사건의 시시비비는 검찰 조사 후 밝혀지겠지만 가정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그녀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셰프의 자질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SBS 이혜승 아나운서와 10년 전 공동 발간한 요리책의 저작권료 3천만원을 달라고 소송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허위 사실이 드러나자 소송을 취하한 사건부터 레시피 조작 논란까지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는 그녀가 과연 요리연구가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유명 셰프의 크고 작은 자질 논란은 이미 여러 번 불거졌다. QTV <예스셰프>의 메인 셰프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에드워드 권은 2010년 학력 위조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훈남 셰프’로 이름을 알려온​ 맹기용이 2015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선보인 ‘맹모닝’이라는 음식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맛 또한 이상하다”는 등의 평가를 받으며 그의 요리사 자질을 의심케 했다. 방송인 김새롬의 전남편 이찬오 셰프 역시 제주도에서 의문의 여성과 짙은 스킨십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고, 훈훈한 외모와 입담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미카엘 셰프 또한 경력 의혹에 휩싸였다. ‘스타’라는 배지를 달고 활약하는 ‘스타 셰프’들의 연이은 논란에 그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던 대중의 시선도 싸늘하게 변했다. 모든 논란이 결국 ‘자질 논란’으로 번지는 스타 셰프들, 이들은 정말 자질이 부족한 걸까?

 

소위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은 셀러브리티들은 인기와 함께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꼭 경제적 이익이 아니더라도 사회적·문화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직업적 윤리 의식과 소명을 상기하며 카메라 안과 밖의 언행에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미디어에 노출됨으로써 획득한 대표성이 동종 업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마음가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 유명 셰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셰프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로 ‘인성’을 꼽았다. 요리 실습실에서는 3명이 한 조가 돼 요리사-손님-서빙 역할을 번갈아 시행하는데, 이는 각자의 입장을 알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주방에선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불쑥불쑥 나오는 인성을 눈여겨보기 마련이라고.

셰프의 자질은 결국 음식 맛을 내는 기술보다는 음식으로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셰프 논란

1홍신애 언제 2016년 11월 누가 요식업체 D사 왜 레시피 개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 결과 사기혐의 경찰 조사 중

2 이찬오 언제 2016년 5월 누가 이찬오 왜 제주도 모임 자리에서 촬영된 SNS 영상 속에서 의문의 여성과 짙은 스킨십을 나눔 결과 공식 사과 및 자숙

3 미카엘 언제 2015년 12월 누가 레스토랑 업주 오모씨 왜 미카엘이 7억원에 매수한 레스토랑의 대출금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 결과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료 가압류

4 오세득 언제 2009년 9월 누가 한의사 박모 씨 왜 오세득 셰프가 그의 레스토랑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3억원을 받아 챙기고, 자신의 동의 없이 식당을 처분했다고 주장 결과 무혐의 처분

5 맹기용 언제 2015년 6월 누가 맹기용 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선보인 ‘맹모닝’ 요리가 혹평을 받음과 동시에 경력 조작 및 실력 미달 의혹 결과 프로그램 하차 

6 에드워드 권 언제 2010년 누가 애드워드 권 왜 사우디 왕가가 운영하는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으로 알려졌지만 허위로 밝혀진 결과 활동 중단 및 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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