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소재 협력업체 “35% 단가 후려치기에 못 살겠다”…공정위에 불공정거래 신고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갑을(甲乙)관계의 민낯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을이 갑의 횡포를 터놓고 말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얼마전 한 중소기업이 LG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한 사례를 포착했다. 시사저널e는 양사 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관행으로만 치부되는 갑을관계의 민낯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갑을관계 논란의 근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편집자주] 
국내 최대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경북 구미시에 있는 미광전자㈜. 지난 1996년 대구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5월 구미공단에 새 둥지를 틀었다. 미광전자는 구미공단에 있는 여느 중소기업처럼 LG전자의 ‘1차 협력업체’다. 

미광전자는 설립 후 LG전자와 지난 20년 간 거래관계를 유지해왔다. 2016년 기준 매출액 67억원, 종업원 수 150명 규모인 이 회사는 LG전자에서 생산하는 TV 부품을 위탁받아 처리하는 임가공 하도급업체다. 매출액 거의 대부분은 LG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미광전자는 설립 후 5년 만인 지난 2001년 LG전자 대표이사에게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년 간 미광전자와 LG전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지난 4월 말 미광전자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했다’는 이유로 LG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