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까지 '설상가상'…"선거철만 되면 카드사 때린다" 볼멘 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전통시장 중소상인들과 카드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는 대표업종들의 음식을 먹고 있다. / 사진=뉴스1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본격 추진될 전망인 가운데 카드사들은 수익의 절반을 가맹점 수수료에서 얻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구간을 각각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한다고 약속했다. 또한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 수수료율을 1.3%에서 1%로 낮추고 편의점, 약국, 빵집 등 소액·다결제 업종에 대해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카드업계는 이 경우 연 5500억원 정도의 수수료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용카드업계는 이미 지난해 1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연매출 2억~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에서 1.3%로 각각 0.7%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지난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4423억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카드사들은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와 같이 금융시스템이 발달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카드사들은 입을 모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수수료이익이 줄어들게 뻔한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지 당국의 규제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며 "초기 단계라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경제규모가 작아 개인당 100달러, 200달러 수준에서 대출이 나가는 경우가 많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인하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난해 8개 카드사들의 당기 순이익은 1조8134억원으로 전년보다 9.9% 감소했다. 카드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은 평균 10%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카드론 대출액은 2009년 17조원에서 지난해 39조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카드론 최고금리를 20%까지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카드론 사업도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고객에게 주는 혜택, 부가 서비스를 줄여야 할 상황에 도달했다”며 “가맹점 수수료이익에 치중하고 있는 구조를 단시간에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철마다 나오는 카드사 때리기로 카드사들이 정당한 수익을 보장받지 못하게 될 형편”이라고 전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카드시장은 가맹점 수수료 재인하 여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카드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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