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기 7185억원, 8만3000명 적발…허위•과다 청구가 전체의 70.9%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규모가 7,1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 A병원장 김모씨는 2010년부터 입원이 필요없는 환자에게 허위, 과다 입원을 권유하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에 송치되기까지 김씨는 환자 130명을 회유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45억원을 타내도록 방조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김 원장은 환자들에게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협조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병원 협조 환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주겠다고 설득하며 수사를 방해했다.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원장 책상에는 '보험사 돈은 눈먼 돈'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71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7% 늘었다. 1인당 평균 보험사기 금액도 870만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기록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4 5997억원, 2015 6549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1인당 평균 보험 사기 금액도 2014 710만원, 2015 78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기 유형을 보면 허위·과다 입원·진단·장해, 보험사고 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 사고 유형이 5097억원으로 전체의 70.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살인, 방화 등 고의 사고 보험 사기가 1125억원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자동차 사고 피해를 과장하는 수법의 사기 금액이 4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사기 총 적발인원은 83012명이다.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반면 적발금액이 증가하면서 평균 사기금액이 870만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금액이 늘어난 이유로 고도화된 조사 인프라를 활용한 고액건(1억원 이상) 적발이 증가한 탓으로 나타났다. 또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시행으로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가 강화되면서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증가했다. 

보험사기는 손해보험 종목이 전체 보험사기에서 86.6%를 차지했다. 생명보험 종목은 13.4%에 머물렀다. 전체 보험사 사고보험금(394000억웜) 중 손해보험 종목 사고보험금이 274000억원으로 높아 보험사기 비중도 손해보험에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전체 보험사기 과반 이상을 차지하던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이 지난해 전체 보험사기의 45%를 차지하며 절반 이하로 줄었다. 블랙박스, CCTV 설치 등에 따른 영향이 보험사기 예방 효과로 이어졌다. 다만 생명·장기손보 보험사기 비중은 전체 보험사기 중 5.6%를 차지했다. 허위·과다 입원 보험 사기 유형 등이 상대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과 보험사는 보험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사기 제보를 받고 있다. 우수 제보자에게는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생·손보협회 및 보험사들이 지급한 포상금은 총 176000만원이다. 단일 포상금 중에서는 지난 4월 지급된 교통사고 위장 아내 살인사건이 19300만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김상기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를 인상시켜 선량한 보험 가입자에게 피해를 준다" "특히 지난해 9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시행돼 처벌이 강화됐다. 보험 가입자도 주의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