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실망과 좌절만 남긴 전임 대통령들…후임자들도 흔들림없이 이어갈 변화의 토대 만들라

문재인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거쳐 ‘장미대선’이라는 짧지만 힘겨운 선거전을 치르고 승리를 거머쥔 문 대통령은 가슴 벅찬 환희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어 차분하게 주위로 눈을 돌리다 보면 자신에게 운명을 맡긴 국가와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엄혹한 현실에 두려운 마음마저 들지 모른다.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할 국가적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게 없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까지 배제하지 못하는 위기로 치달았던 한반도의 비상한 안보상황을 타개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쏙 빼놓은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의 운명을 놓고 쑥덕공론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대선과정에서 빚어진 국민의 반목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으로서는 문 대통령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고 성과를 요구하는 현안일 것이다. 경제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드느냐에 따라 지도자로서 그에 대한 평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심화되는 양극화 속에 중산층과 서민층 등 대다수 국민이 겪는 경제적인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박근혜 전대통령시절 2%대로 고착화된 저조한 성장율로 경제가 활력을 잃은 상태에서 악화된  일자리 사정을 호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할 핵심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통계청이 올해 1분기에 취업이라고는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실업자 수를 조사했더니 11만5000명으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이후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들중 20대와 30대가 9만5000명으로 전체의 82.6%에 달했다. 일하고 싶은 욕구는 가득한데 40세를 바라보도록 일다운 일을 가져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넘치는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에 세계를 휩쓸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격랑은 있는 일자리마저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빅데이타,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드론, 3D프린팅같은 일반인에겐 아직 생소한 기술이 오래지 않아 우리의 직업뿐만 아니라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으리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전문가들에게 물었더니 국내 직업종사자의 61.3%가 오는 2025년에 가면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즘 은행에서 확산되고 점포와 인력 줄이기, 비대면업무 확대는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각 부문에서 가속화될 변화를 미리 보는 듯해 섬뜩하다.

임기를 시작하는 초입에서 문 대통령은 5년 뒤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기억될지 성찰하기 바란다. 국민에게 그다지 긍정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은 전임 대통령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가 우선 떠오르지만 각각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이들 사업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채 숱한 구설수와 각종 의혹만 낳았을 뿐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더말할 나위가 없다. 그가 표방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도무지 가시적인 성과를 찾아볼 수 없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의 실망과 좌절만 키운채 임기를 1년가까이 남겨놓고 대통령직에서 쫓겨 나는 신세가 됐다.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할 과제의 면면을 보면 5년이라는 기간이 결코 길지 않다. 애초부터 임기중 다 마무리짓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조차 무리다. 자신의 임기후에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할만한 가치가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그런 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강력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자신을 잇게 될 후임자들이 흔들림없이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변화의 토대를 만들 수만 있어도 대성공이다.

  

새 정부의 탄생을 축하하듯 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임박해 코스피 지수는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이라는 활황장세를 펼쳐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로서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에 언급하며 "차기 정부에서 안보 불안 등 컨트리 리스크를 해소하고 구조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우리 주식시장은 더욱 활력을 되찾고 주가는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식은 미래에 대한 꿈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문 대통령의 재임기간동안 주가가 어떤 경로를 보일지는 문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과 정책적 역량을 보이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난마처럼 얽힌 국정과제를 풀어내고 크고 튼튼한 경제를 구축함으로써 일자리가 넘치고 경제에 대한 국민사이에 낙관적인 기대가 확산될때 주가는 오름세를 타게 될 것이다. 

 

5년뒤 주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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