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가 아닌 선택 가능한 예방접종은 굳이 맞히지 않아도 되는 걸까? 아이들 예방접종에 관한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맞힐까 말까? 선택접종 제대로 알기

경피용 BCG vs 피내용 BCG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결핵 발병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결핵 보균자가 많다는 것. 

 

2세 이하 소아결핵 환자의 80%는 가족 내 감염으로 발병하는 만큼 결핵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생후 1개월 내에 BCG를 접종해야 한다. 그런데 경피용 BCG와 피내용 BCG 중 어떤 걸 맞혀야 할지 고민되게 마련. 

 

각각 접종 방법에 차이가 있고 각 백신마다 특징이 다르므로 잘 따져보고 아이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자. 

 

경피용과 피내용, 무엇이 다를까?

피내용은 신생아의 얇은 피내에 정확히 주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접종법이 까다로워 자칫 잘못하면 피하로 들어가 임파선염, 골염 등 이상반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경피용은 신생아 피부에 백신을 도포한 뒤 도장식 관침을 눌러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접종법이 간편하고 이상반응, 흉터 등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간혹 두 백신 간 주입량을 비교하기도 하는데 피내용은 주사기로 일정량을 뽑아 주입하고, 경피용은 생균 농도가 피내 BCG의 100배 이상이 므로 큰 차이는 없다. 

 

WHO에서 피내용 BCG를 권고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경피용 BCG보다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WHO는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도 따지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폭넓은 감염 질환 예방을 위해 저비용으로 더 효율성이 뛰어난 것을 우선시하기 때문. 

 

따라서 프리미엄 고가 백신인 경피용 BCG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WHO 추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고가 프리미엄 백신일수록 WHO 가이드라인과 선진국의 예방접종 지침에는 차이가 있다.

 

BCG, 부작용은 없을까?

BCG 백신은 다른 예방접종보다 상대적으로 이상반응이 많은 편. 2016년 국정감사 브리핑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건 수 1286건 중 BCG 이상반응 사례는 334건(26%)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통상적으로 피내용 BCG가 경피용 BCG에 비해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피용 BCG가 피내 BCG의 이상반응을 감소시키면서도 우수한 양전율을 얻는다는 장점이 인정되어 일본에서는 국회의 논의를 거쳐 1967년 법적으로 피내 BCG를 경피 BCG로 전면 전환했다. 실제로 일본은 지금까지도 경피 BCG만 사용하며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피용 BCG에 사용되는 Tokyo172는 WHO가 국제표준품으로 선정할 만큼 안전하고 검증된 균주다. 

 

경피용은 일본이나 선진국에서 피내용을 대체해 개발한 방식으로, 피내용 BCG와 면역 효과가 비슷하며 이상반응이나 흉터 등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한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20년 넘게 약 700만 명의 신생아에게 접종되었다. 또한 BCG 자체가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은 만큼 국가 보상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올해부터 경피용 BCG가 국가 보상 항목에 포함되면서 경피용·피내용 모두 이상반응을 일으켰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만약 경피용 BCG로 인해 이상반응이 생겼을 때 국가로부터 보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수입사를 통해서 보상받을 수 있다.

 

일본뇌염 예방접종, 편의성·안전성 모두 고려해야
4월은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되는 시기. 첫돌이 지났다면 일본뇌염에 감염 시 뇌염과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일본뇌염 백신은 종류만 해도 4가지에 달해 어느 것을 맞혀야 할지 고민되게 마련. 아이를 위해 비용보다 더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자. 

 

2년 2회로 완전 접종 가능한 생백신

일본뇌염 백신은 접종횟수에 따라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된다. 사백신은 12년 동안 총 5회 접종해야 끝나는 반면 생백신은 2년 만에 2회 접종으로 완전접종이 가능해 편의성이 높고 완전접종률도 높다. 특히 예민해서 병원에 데려가기 힘든 아이라면 적은 횟수로 주사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는 생백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생백신과 사백신 모두 완전접종 시 효과는 비슷하지만 사백신을 맞다가 생백신을 맞거나, 생백신을 맞다가 사백신을 맞는 등 교차 접종은 권장하지 않는다. 처음에 어떤 백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전접종 기간이 10년 차이가 나므로 엄마의 첫 선택이 중요하다. 

 

WHO에서 권장하는 안전한 베로세포 배양법 

일본뇌염 백신은 성분배양법에 따라 쥐 뇌조직 등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사용한 백신과 베로세포 배양 백신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베로세포 배양법은 WHO가 백신 제조 시 권장하는 생산 방법 중 하나로, 20년 간 바이러스 생산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세포주다.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오염 위험성이 적어 안전하며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생백신과 베로세포 배양법의 장점만 합친 베로세포 생백신 

접종 기간과 횟수가 짧은 생백신의 장점과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베로세포 배양법의 장점을 뽑아 만든 백신은 없는 걸까? 일본뇌염 베로세포 생백신은 2년 만에 2회로 완전 접종하는 생백신의 편의성과 베로세포 배양의 안전성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총 2회 접종으로 100% 혈청 방어율을 보이고 장기간 예방효과를 보장하는 높은 수준의 항체가 입증됐다. 

 

국내에 허가된 베로셀 기법의 일본뇌염 백신 중 유일하게 WHO의 사전적격심사를 받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수은보존제, 젤라틴, 항생제 성분도 함유하고 있지 않다. 최근 개발된 프리미엄 백신이라 접종 시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장점이 많은 백신이기도 하다.

 

+생백신과 사백신, 무엇이 다를까?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배양해 바이러스가 가진 독소를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 면역력이 오래간다. 따라서 두 차례 접종만으로 끝낼 수 있다. 반면 사백신은 죽은 바이러스의 일부를 이용해 만든 항원을 몸속에 주입함으로써 그 균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백신이므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번 접종을 해야 한다. 

 

일본뇌염은 사백신으로 접종할 경우 기초접종은 생후 12~24개월 사이에 1~2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12개월 후 다시 1회 접종한다. 추가 접종은 만 6세와 만 12세에 각각 한 번씩 접종해 총 5회를 접종하게 된다. 생백신은 생후 12~24개월 사이에 1회, 1차 접종 후 12개월 뒤에 1회만 더 접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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