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을 잡고 연례행사처럼 안과를 찾지 않으려면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봄철에 걸리기 쉬운 안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김진섭

날씨가 풀리고 바깥 활동이 잦아지면 그때부터 엄마들의 걱정도 한 가지 시작된다. 황사와 미세먼지 탓에 아이의 병치레가 잦아지기 때문. 봄철에 걸리기 쉬운 병이라고 하면 흔히 호흡기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않게 발병률이 높은 것이 바로 안과 질환이다.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꼽히는 안구건조증의 경우 1년 내내 불편함을 겪는 만성질환이기도 하지만 특히 봄철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매년 3~5월에만 100만 명 이상 발생하고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눈물계통의 장애(안구건조증)’를 경험한 환자 수는 3월에 월등히 많았으며, 2014년 봄에 약 102만 명이었던 환자 수가 2016년 봄에는 107만 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밖에도 봄철에는 결막염, 각막염 등 각종 안질환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이는 안구가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외부물질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봄에는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에 안구가 건조해지면서 각막에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 알레르기성 결막염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나 황사 등 알레르기 항원이 눈꺼풀 안쪽 점막에 들어가 결막을 자극해 발생한다. 극심한 가려움증이 대표적인 증상. 눈물이 많이 나고 빨갛게 충혈
되며,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온다. 그 밖에 이물감 또는 눈부심을 느끼거나 눈꺼풀에 작은 물집이 생기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결막이 부어오른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각막염, 각막궤양 등으로 이어져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 및 대처법 꽃가루, 공기 중 먼지 외에도 동물의 털,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평소에 아이가 손으로 눈을 비비지 못하게끔 지도한다. 인공눈물을 넣어 이물질을 씻어내거나 냉찜질 혹은 찬물로 눈을 씻어내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완화된다.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집으로 돌아

오면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인다. 

 

2) 유행성 각결막염 

흔히 눈병이라고 말하는데 각막과 결막이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긴다.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성 질환으로 대개 한 쪽 눈에 먼저 발병하고 2~7일 후에 다른 쪽 눈에 옮는 경우가 많다. 발병 후 완치하기까지 증상이 2~3주가량 지속되며 2주 정도 전염성을 지닌다. 심한 이물감과 충혈, 통증, 눈꺼풀 부종 등 증상을 보일 때는 유행성 각결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귀 뒤쪽 림프절이 붓거나 압박을 가하는 듯한 통증이 생기기도 하며 오한이나 미열, 근육통 같은 감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결막 표면에 노란색 막(가성막)이 생기거나 실 모양의 각막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2차 세균 감염 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될 때 는 즉시 병원을 찾는다. 

 

​예방 및 대처법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되 전염을 막기 위해 가급적 단체 활동을 삼간다. 발병 후 초기 7~10일간은 항생제 안약을 투여해도 증상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될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2~3주가 지나면 차츰 증상이 나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거나 나은 후에도 분비물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안구건조증 

일반적으로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하여 눈물 구성 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 발생한다. 대기가 건조한 봄에 주로 나타나며,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인해 쉽게 악화된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어린아이에게도 확산되는 추세. 안구건조증이 발병하면 안구 표면이 손상되어 눈이 시리고 건조하며 이물감, 뻑뻑함 등 증상을 보인다.

 

​예방 및 대처법 안구건조증은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생활공간에 가습기를 틀어두는 등 실내 습도 조절에 신경 쓰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을 기른다. 그리고 스마트폰, 모니터 등 디지털 기기는 눈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므로 가급적 사용을 금한다.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한다면하루 30분 이내로 제한할 것. 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해 안구 표면의 이물질을 씻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vs 안구건조증, 어떻게 구분할까?
두 질환 모두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들고 안구가 뻑뻑하거나 따가운 증상을 동반하는데, 눈의 충혈 정도를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충혈은 결막의 혈관이 확장되어 눈의 흰자위가 벌겋게 보이는 증상으로 알레르기 결막염에서만 나타난다. 

 

눈동자에서 먼 쪽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 특징. 또한 안구건조증은 피곤할 때나 디지털 기기를 근거리에서 장시간 접했을 때 등 눈의 피로감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갑자기 증상이 생겨 2~3주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쉽지 않으므로 임의로 안약을 넣는 일은 삼가야 하며, 안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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