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현실화하면 북미노선 물동량 74만TEU 감소 예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하면 앞으로 5년간 수출이 20조원 가량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해상 물동량에도 악영향을 줘 북미항로 취항 선사인 현대상선, SM상선 등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올해부터 향후 5년간 국내 수출 손실액이 최대 170억달러(한화 19조원)에 달할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완성차 업체 및 자동차 부품 업체 철강 기계 석유화학 및 정유 섬유 정보통신기술(ICT) 가전 등 대미 수출 비중이 큰 7개 업종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이준원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자동차와 철강 산업은 한미 FTA가 폐기되면 그간 입었던 관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수입 규제를 받게 된다이 탓에 대미 수출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가 재협상 또는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경우, 이는 해상 물동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FTA 재협상과 같은 보호무역주의가 통상 마찰, 무역 둔화 등으로 이어져 물동량 감소를 이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미국 대선 결과가 해양·항만·수산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이행할 시,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최소 50TEU(6m 컨테이너 1개 단위)에서 최대 164TEU, 아시아~북미해상 물동량은 약 74TEU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양창호 KMI 원장도 같은 보고서를 토대로 ()보호주의 정책 추진으로 세계 무역 둔화와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가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아시아~북미항로는 미-중 통상 마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의 통상 정책 방향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우려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아시아~북미항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선사는 현대상선과 SM상선뿐이다. 특히 SM상선은 한진해운의 아시아~북미항로를 이어받으며 기대주 노릇을 해왔다. SM상선은 지난달 19일 주 1항차 씩 광양항을 거쳐 부산항-미국 롱비치-중국 닝보-중국 상해항를 거치는 항로를 운영한다. 현대상선은 올 1월 북미항로서 물동량 늘리며 선전했다.

 

다만 한미 FTA가 이들 양대 선사에 당장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FTA 재협상을 먼저 말한 것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 것이라면서 아시아에서 미주로 향하는 물동량에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다만, 해상 물동량은 (한미 FTA 재협상의) 방향이 잡힌 이후 대미 수출량 변화에 따라 따져봐야 할 그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가 개정된다 해도, 물동량에 당장 큰 영향을 줄지 예상하기엔 조심스럽다국내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들은 완성품뿐 아니라 자본재도 그 비중이 크다. 자본재가 (FTA 개정에) 큰 영향을 받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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