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윤종규·함영주·김도진·이광구 등 주요 시중은행장 줄줄이 외유 나서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신(新) 기업 구조조정 방안 은행장 간담회에서 시중은행장들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최근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해외 일정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초 아시아 금융 수장들이 모이는 연차 총회가 있는데다 한일 은행장들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중은행장들의 움직임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다음달 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제50회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일본 현지 신한은행 법인에도 방문한다.

ADB는 아시아 지역의 개발과 협력을 위해 설립된 국제개발은행이다. 매년 개최되는 연차총회에는 국내 주요 은행장뿐만 아니라 각국 금융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올해는 회원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세게보건기구 등 70개국에서 참여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아시아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계획,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0년 성과와 과제 등을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은행 입장에선 각국 금융권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만나고 협업을 논의할 수 있어 빠져선 안 되는 중요한 일정이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황금 휴가를 반납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8일 한일 은행장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일본에선 오야마다 다카시 전국은행협회장, 이모리 데쓰오 미즈호은행장, 다카시카 마코토 미쓰이은행장 등 주요 은행장들이 상견례를 가진다. 양측은 간담회를 정례화 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ADB연차총회엔 불참한다. 다만 8일부터 개최되는 한일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지난 23일부터 영국과 프랑스에서 연기금 투자자들과 만나 투자설명회(IR)를 갖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27일 종가기준 14900원이다. 우리은행 지분을(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21.37%) 주당 1만4300원 이상으로 매각하면 정부는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이 행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우리은행의 매력을 알림으로써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해외에서 큰 관심을 보인다면 지분 매각은 속도를 낼 수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연임 확정이후 지난 2월부터 중국 하얼빈과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았다. 한 달에 한번 꼴로 현지를 방문한 셈이다. 함 행장은 지난 중국 방문에서 현지 법인과 지점을 모두 방문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하나은행 해외 법인중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영업 강화 전략을 논의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4개국을 방문했다. 캄보디아에 세운 세 번째 현지지점 뚤뚬붕지점 개점식에도 참석했다. 지난 3월에는 지주와 은행, 증권, 카드,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KB금융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뉴욕에 방문해 구글, 아마존 등 IT기업과 금융기관을 둘러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영업이 포화인 은행권에서 현지 먹거리를 발굴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은행장들이 해외 방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등 가까운 국가를 필두로 영업망을 설치해 온 만큼 이를 더욱 부흥시키기 위해 은행권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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