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고정비 줄여 얻은 '불황형 흑자'… 앞으로 구조조정 더욱 거세질 것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공언했던 ‘1분기 흑자가 현실화했다. 채무재조정 성공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을 간신히 모면한 대우조선해양이 1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이어진 수주 가뭄 속에서 인력과 설비를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이 일군 결과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

 

27일 대우조선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7840억원, 영업이익 2918억원, 당기순이익 26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4829억원)과 비교했을 때, 전 세계적인 수주난으로 인해 매출은 20.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무려 16000여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모습과 대조된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해 대부분 반영됐고, 인도가 임박한 일부 해양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체인지오더(선박 건조 시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될 경우 발주처에 계약가 증액을 요구하는 것)를 확보해 흑자달성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상선 분야에서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예산 준수, 생산성 향상, 적기 인도 등으로 이익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자산매각과 인력 감축도 이익 확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도 수익성이 가장 좋은 선박 중 하나인 LNG운반선의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다인도 기준으로 올해 및 내년에 모두 30척 이상의 LNG운반선이 인도될 예정으로, 수익성 개선의 좋은 신호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조정동의 등으로 경영정상화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구계획실행과 함께 비효율성 제거 등 원가절감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을 통한 53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 강도는 점차 세질 전망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크기를 줄여 국내 조선산업을 빅2(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체제로 전환하겠단 계획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은 당장 내년까지 1만명 수준인 현 인력을 9000여명으로 줄여야 한다. 대우조선은 복합업무단지, 잉여생산설비 등 자산과 대우망갈리아,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자회사 매각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이 1도크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 / 사진=박견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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