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쓰다, 창업기]⑮ 성진욱 오서울 대표 "패션에 이야기 담는다"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7.04.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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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콘텐츠 결합한 온라인 편집샵 운영…“해외배송 시스템 늘릴 것”
수년전 한류열풍이 거셌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도 많았다. 이 모습을 본 한 대학생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그 대학생은 매력적인 서울을 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 오서울을 운영하고 있는 성진욱 대표의 이야기다.

2014년 성 대표는 ‘프로젝트 동(洞)’을 만들었다. 인상깊은 서울 장소 13개를 정해 큐레이션(Curation, 만들어진 콘텐츠를 재분류해 배포하는 일) 형식으로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프로젝트 동’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2년 뒤 성 대표는 서울의 패션 브랜드와 소상공인을 소개하고 그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샵 ‘오서울’을 차렸다. 수익과 콘텐츠, 둘 다 얻겠다는 마음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해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성진욱 대표를 25일 성동구 아차산로 오서울 사무실에서 만났다.

◇ ‘서울의 패션 제작자들을 소개하고 싶다’2~3인 규모 브랜드가 중심

성 대표는 창업 전에 섬유의류무역회사를 다녔다. 미국 바이어를 대상으로 의류상품을 생산하는 일이었다. 그전엔 의류업체 온라인 마케팅팀에서 일했다. 콘텐츠 개발과는 다른 일이었지만 이전 회사 경험들이 성 대표의 창업에 도움을 줬다.

“회사 다니는 것과 다르게 (창업은) 신경써야할 게 많았다. 회사는 주어진 업무만 하면 되는데창업은 그 외 살림을 다 챙겨야 한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주어진 문제를 푸는게 아니고, 스스로 판가름을 해야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재정적, 육체적 문제보다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심리적 문제가 크다.”

오서울은 ‘서울의 메이커스(Makers, 제작자)’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편집샵이다.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오서울 웹페이지에서 입점해 옷을 팔고 있다. 성 대표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아닌, 2~3인 규모의 브랜드를 찾는다. 상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목표는 단순했다. 웹페이지 10~100만 트래픽을 일으키는 게 목표였다.

“처음엔 29cm, 무신사와 같은 경쟁 온라인 편집샵 자료들을 찾아봤다. 따라가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통계청 자료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가 3년간 2배씩 성장했다는 수치가 있었다. 그중 화장품, 뷰티업계가 가장 주목받았다. 패션도 뷰티 못지않게 해외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25일,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오서울 사무실에서 성진욱 대표를 만났다. / 사진=강유진 영상기자

◇ 투명한 상품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오서울만의 ‘차별점’

소비자는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오서울은 제작자와 상품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상품의 소재, 공정과정 뿐만 아니라, 제작자의 평소 관심사, 이념들도 소개해준다. 제작자 인터뷰 영상을 통해서다. 성 대표는 이러한 ‘투명성 있는 콘텐츠’가 오서울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이야기도 담겠다는 것이다. 미디어(Media)와 커머스(Commerce)의 만남이다.

“오서울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디자인을 많이 거론한다. 웹사이트 디자인이 깔끔하고 예쁘다는 평이다.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평가도 많이 올라온다. 95% 이상이 상품에 만족한다는 평이다. 그럴 때 대표로서 보람을 느낀다.”

오서울 웹사이트에는 상품 판매 외에도 Journal, Issue같은 페이지가 있다. 성 대표는 미디어와 커머스 균형을 이루기 위해 만든 페이지라고 설명했다. Journal은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간다. 주제는 ‘서울’이다. 서울의 공간, 장소, 사람들을 소개한다. Issue는 함께 일했던 브랜드 소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페이지다. 브랜드 제작자들의 행보나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일회성 콘텐츠로 끝내지 않기 위해 성 대표가 만든 방법이다.

“대부분 브랜드 제작자들과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브랜드를 꼽자면 SMK다. SMK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인데, 유독 재밌게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 디자이너만의 뚜렷한 철학이 있었다. SMK는 옷을 만들 때 친환경 원단만을 쓰고, 수익5%는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한다. 굉장히 좋은 신조를 가진 디자이너였다.”

◇ 온라인 편집샵, 지역‧장르 경계 없어질 것

오서울은 웹사이트 개편 중이다. 5월에는 외부에서 영상작가, 사진작가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성 대표는 오서울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서울’을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 모바일 앱을 만들 계획도 있다. 예상 출시 시기는 내년이다. 성 대표는 모바일에서 웹사이트 호환이 잘 되는 편이라, 앱 개발을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오서울 웹사이트 트래픽을 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온라인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지금도 물론 온라인 시장은 포화상태라 불릴 정도로 크다. 그러나 모바일이 성장하면서 온라인 편집숍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모바일 결제가 웹 결제를 역전했다. 아마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진 온라인 편집샵들이 더 큰 힘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 대표는 ‘해외결제, 해외배송’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한다. 제한적인 국내 시장을 넘어서,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열쇠라는 것이다. 또, 성 대표는 점점 미디어와 커머스 경계도 모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회사들도 상품 판매를 하거나, 커머스 특화 업체들도 언제든지 미디어 영역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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