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터키 등 해외실적 호조에 수익성 개선…불모지 공략은 4DX 몫

CJ CGV에 봄날이 돌아왔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뉴스1

뿌옇게 꼈던 미세먼지도 걷힌 CJ CGV의 봄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외실적 덕에 수익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 가능성도 커졌다.

동력은 단연 해외실적이다. 중국, 베트남, 터키 등이 효자가 됐다. 주요 종속회사 CJ 4DPLEX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중동과 중남미, 서유럽 등 그간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불모지로 평가받던 지역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어서다. 영화계서는 CGV의 해외 진출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GV가 1분기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주요 엔터테인먼트산업 담당 애널리스들이 전망하는 매출액 증가치는 적게는 27%에서 많게는 36%에 이른다. 영업이익 증가 예상치는 33~38%에 달한다.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는 703억원이었다. 주가도 고속상승세를 탔다. 1월 2일 6만 90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26일 오전 현재 8만 6400원을 넘어서고 있다. 시가총액도 2조원을 쳐다보고 있다. 그야말로 CGV의 봄이다.

동력은 단연 해외실적이다. 되레 국내보다 해외서 성장세가 돋보이는 모양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에 대해 “중국, 베트남, 터키 등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따르 이익 개선이 올해 CGV의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중국 박스오피스가 네 분기 만에 성장세로 반등한 게 호재가 됐다. 지난해 초 영화계서는 2016년 중국 총 관객이 15억명을 넘어서리라고 봤었다. 하지만 정작 결과는 13억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서정 CGV 대표는 “극장 사업자 입장에서는 쇼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표현했었다.

1분기 뿐 아니라 중국 시장이 다시 반등하면서 올해 CGV의 실적 추이에도 순풍이 불 전망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606억원에 그치겠으나 중국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66.5%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올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법인은 올해부터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연결대상 종속법인으로 편입한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는 올해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된다. 최민하 연구원은 “올해는 터키 법인 실적이 연간으로 반영되는 첫 해로, 160억원 규모의 이익 기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자산 1376억원 수준으로 큰 베트남 법인도 순항할 전망이다. CGV는 2011년 7월 베트남 극장사업 진출을 위해 베트남 1위 사업자 메가스타 지분 92%를 엔보이 미디어 파트너스로부터 사들였다. 메가스타의 베트남 시장 내 점유율은 50% 안팎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100억원으로 700억원에 그쳤던 2년 전보다 부쩍 성장했다.
 

CJ 4DPLEX의 특별상영관인 4DX 모습. / 사진=CJ CGV

또 다른 종속회사인 CJ 4DPLEX도 주요 관심대상이다. 특별상영관 4DX가 해외 수출영토를 계속 늘리고 있어서다. CJ 4DPLEX의 지난해 매출액은 522억원으로 2년 전(343억원)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었다.

특히 눈길 끄는 건 이른바 ‘불모지 공략’이다. CJ 4DPLEX는 ‘복스 시네마(VOX Cinemas)’와 손잡고 오는 27일(현지시각) 카타르 수도 도하에 첫 4DX 상영관을 연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4DX는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이집트에 이어 카타르까지 중동 지역 총 7개국에 둥지를 틀게 됐다.

복스 시네마는 카타르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6개 국가에 총 29개 극장 284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는 중동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다. CJ 4DPLEX는 2013년 복스 시네마와 손을 잡고 아랍에미리트에 첫 4DX관을 선보였었다. 이어 2016년 레바논·오만 진출에 이어 올해는 이집트와 카타르에 연이어 4DX관을 열게 된 셈이다.

앞서 CGV는 지난달 10일에는 노르웨이 1위 극장사업자 ‘노르디스크 필름 키노(Nordisk Film Kino)‘와 손잡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첫 4DX 상영관(140석)을 열었다. 또 같은 달 15일에는 프랑스 1위 극장사업자 ‘파테(Pathé)‘와 협업해 파리 ‘파테 라 빌레뜨(Pathé’s La Villette)‘ 극장에 4DX 상영관(104석)을 개장했다. CJ 4DPLEX는 현재 한국, 유럽, 미국, 중·남미, 중국, 일본 등을 비롯해 총 48개국 375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최병환 CJ 4DPLEX 대표는 “(이번에) 카타르에 한국 토종 기술로 만든 4DX 기술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향후 CJ 4DPLEX는 4DX를 통해 중동 영화 시장에서 극장 한류 열풍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서 CGV 등 멀티플렉스 사업자들과 미묘한 신경전을 펼쳐온 현장 영화계도 CGV의 해외진출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모습이다.한 영화프로듀서는 “국내 영화시장이 사실상 제자리걸음 하는 상황이라 국내 영화기업들도 해외로 자꾸 나가야 한다. 자본력 갖춘 CGV가 적극 공략에 나선 건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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