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주식·채권·원자재 트리플 약세…레버리지 규제 강화 우려

중국 증권사 객장 / 사진=뉴스1

중국 증시가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전세계 증시에서 안도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홀로 하락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4일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37% 하락한 3129.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 증시는 전일 전달된 중국 보험규제위원회의 보험사 유동성 위험 관리시스템 개선 요구에 약세로 출발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자본 유출 우려에 시중은행들의 레버리지 우려를 줄이기 위한 경고가 전달됐다.  중국 보험관리위원회는 중국 보험사들에게 중국 금융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경색에 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올해 초부터 자본 유출에 시달리는 시중은행들에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는 중국 시중은행들이 서로 증거금을 맞보증하면서 레버리지를 늘렸고 이 때문에 위험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지시는 보험사들의 장기적 자산 건전화 플랜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 G20 정상회담 이후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에 대비할 필요가 커졌다"며 "중국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부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 당국 레버리지 규제…"중국 금융시장 투명성 제고"

 

중국 정부는 투기거래 및 위험한 금융관행과의 전쟁도 진행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투기 세력은 규제하고 민간에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 증시에서는 시장 유동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4월 들어 중국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시장은 연초 대비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중국 당국의 규제강화 흐름에 지난주 2.3% 하락했다.

 

중국의 금융시장 규제 강화는 지난해부터 예고된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는 올해 주요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로 금융 레버리지 축소를 제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3개월간 꾸준히 자산총액을 줄이면서 유동성 긴축은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CD를 발행하거나 은행간 자금 차입을 통해 낮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운용사와 증권사 등에 위탁 운용하면서 차익을 얻는다. 이 구조가 금융 버블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위험 상황 발생시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곤 했다. 이 때문에 중국 감독 당국은 CD를 은행 부채로 편입시키고 발행규모를 제한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글로벌 긴축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레버리지 확대는 중국 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며 "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는 증권사와 운용사 등 위탁운용 자금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매도 수요를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당국 규제, 단기적으로 악재…폭락 재연 가능성은 낮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중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과거와 같은 증시 폭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가 레버리지 규제와 함께 인민은행을 통해 시장공개조작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인민은행은 최근 2주일 연속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당국의 규제가 완료되면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제적인 레버리지 축소로 금융권 재무 건전성이 강화되면 다시 주식시장으로 자금 흐름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최설화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추가적인 규제 조치들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며 "금융 레버리지 축소 단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고 가격 부담이 낮은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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