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장, 내수부진·신성장동력 확보 부진 지적..."차기 정부서 사회적 대타협 필요"

불안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산업 경기는 위축 상태에서 일정 정도 숨통을 트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오고 있다. 국내 수출이 지난해 1/4분기 저점을 찍은 후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빠르게 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2017 국책연구원장 토론회’에서 최근 국내 산업 경기에 대해 “수출 단가와 물량 모두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동은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아세안과 중국, EU, 일본, 중남미 등은 모두 높은 증가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원장은 상당기간 수출 회복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점직적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고, 국제 유가 회복 기조도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수요 증가 등을 수출 회복 기조의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유 원장은 국내 산업이 수출 회복이라는 좋은 조건을 맞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우선 세계 경기 회복세가 미미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유 원장은 “세계 경기가 2016년 이후 회복 기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는 여전히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면서 “IMF와 OECD는 올해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 초반으로 유지해 성장률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미지 출처/ KIET
유 원장은 특히 내수 경기 회복이 부족하다는 점을 국내 산업 경기 회복의 구조적 한계 요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수출 경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소비와 설비투자, 건설 투자는 부진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2016년을 정점으로 건설경기가 둔화되는 추세가 있고 건설 수주액 증가율이 낮아지고 전국 주택매매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또 “제조업 중 공급과잉 업종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라면서 “신성장 동력 창출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매출액 비중은 2014년 기준 10대 주력산업이 49.8%, 기타 제조업 48.9%로 98%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신성장동력 산업은 1.3%에 그쳤다. 

 

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유 원장은 지적했다. 그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과 함께 ICT 인프라는 매우 우수한지만 데이터 활용 제한, 서비스 규제, 글로벌 M&A(인수합병), 핵심 인력 부재 등이 문제”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별 기반기술 경쟁력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 원장은 향후 산업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구분해 활용해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정 건전성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지출 증대가 필요하다”면서 “업종별로 수요 유발책을 활용하고 부동산 경기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연착륙 방안이 차기 정부의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장기 산업 경기 활성화 과제로 “국내 투자 규제 철폐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중장기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사업구조 전환과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회계층간 고통분담이 필요하기 이를 위해서는 새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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