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총 5차례 집회서 모두 가결돼야 정부 자금지원 시행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 / 사진=뉴스1

국민연금이 17일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를 9시간여 앞두고 정부와 채권단이 제안한 채무조정안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국민연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대우조선 회사채를 갖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도 17일 채무재조정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사채권자 41%가 채무재조정을 수용하기로 결정되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자정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안의 수용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끝에 전격 수용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투자위원회를 16일 밤까지 미뤘고, 이후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16일 밤 투자위원회를 개최하고 17일 자정을 갓 넘겨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민연금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3년간 상환유예한 후 3년간 나눠 받기로 결정했다. 그간 채무조정안 찬성에 회의적이었던 국민연금의 마음을 돌린 데는 KDB산업은행(산은)이 제안한 대우조산 청산 이후 청산가치인 1000억원은 반드시 갚겠다는 약속이 주효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채무조정 수용이 기금의 수익 제고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찬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대우조선과 산은, 수출입은행이 만기 연장 회사채에 대한 상환 이행 보강 조치를 취함에 따라 그 내용을 고려해 수익성과 안정성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심의했다앞으로도 기금운용원칙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채무 조정에 동참하지만,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은 물량(1800억원)을 갖고 있는 우정사업본부와 사학연금 등 다른 사채권자들의 동의 여부도 중요한 관심사였다. 현재까지 국민연금 외에 중기중앙회와 한국증권금융, 우정사업본부가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사학연금, 신협, 수협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산은은 17~18일 총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여기서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3500억원의 채무조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매 회마다 ​참석 채권자의 채권액이 대우조선 총채권액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하고, 참석 채권자의 3분의 이상이 채무 조정에 동의해야 한다.​ 5차례의 집회 중 1번이라도 부결되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은 실패로 돌아간다. 또 채무조정이 가결되더라도 개인채권자들이 불복해 소송에 나서면 자금지원이 지연된다.

 

한편, 대우조선의 사채권자 집회는 대우조선 서울 다동 사옥 17층 대회의실에서 이날 오전 10시, 오후 2, 오후 5시 세 차례 열린다. 18일에는 오전 10, 오후 2시에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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