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해외 수입 의존 75%… 국내 기업들도 개발 가속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12일 충북 오송 소재 질병관리본부 대회의실에서 백신 자급화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에서 쓰는 백신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백신 자급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원활한 백신 수급을 위한 지원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전면 무료로 시행되고 있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백신 수급 불안정은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며 "관련업계 전문가와 함께 수입의존 백신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관리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백신 자급률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 방안을 정부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예방접종 백신 자급률은 25%다. 대부분 원액 또는 완제품을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예방접종 백신 21종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백신은 B형간염, Hib, 수두, 인플루엔자, 신증후군출혈열 등 5종밖에 없다.

이에 국내 백신 시장은 늘 고질적인 수급 불안정을 겪어왔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 상 불확실성 문제는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은 외국 백신 제조사의 생산 형편과 세계 백신계약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당국은 백신 자급화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백신 자급화를 위해 연구개발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백신생산 업체는 녹십자, SK케미칼, 보령제약, CJ헬스케어 등이다.

녹십자는 백신 연구개발에서 선두를 달리는 제약사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용 디프테리아(Td), 파상풍 예방 백신의 허가를 획득했다. 지금까지 Td백신은 수입으로만공급이 이뤄졌다.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있음에도 국산 백신이 없었던 탓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8월 초 국내 식약처에 대상포진 예방백신 NBP608 허가를 신청했다. 그동안 대상포신 백신은 다국적제약사 MSD 조스타박스가 유일했다. 이밖에도 자궁경부암 백신 NBP-615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백신이 개발되면 물량에 따른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제약사 혼자 연구개발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원과 협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건의사항에 대해 관련부처 등과 검토해 향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백신 국산화에 대해 행정적, 재정적, 기술적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