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덕 본 FNC·트와이스 등에 업은 JYP…수익성은 JYP가 압도

한성호 대표(FNC Ent)가 지난해 8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 2016’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점입가경이다. 연예기획사 3위를 둘러싼 쟁탈전이 그렇다. 사람들 뇌리 속에 오랜 기간 3강으로 자리잡아온 JYP엔터테인먼트는 어느새 매출액 기준으로 FNC엔터테인먼트에 3위를 내줬다. 다만 지난해 성장세는 단연 JYP가 돋보인다. 수익성 개선도 도드라진다. 이에 반해 FNC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잠시 주춤했다. 앞선 2강이 멀찌감치 달아나면서 역설적으로 3위를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당국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JYP와 FNC는 모두 매출액이 직전 해보다 상승했다. 일단 규모는 FNC가 더 크다. 곧 매출액 1000억원 시대를 앞두고 있어서다.

FNC의 2016년은 출연료 덕을 크게 본 해다. 지난해 매출액은 914억원으로 직전해(726억원)보다 25.8%가 늘었다. FNC 측은 이에 대해 “소속연예인의 활동 증대로 인한 매니지먼트 매출증가에 2016년 6월 FNC애드컬쳐 지분 인수에 따른 신규 연결포함으로 인한 매출증가가 보태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48.6%가 방송출연, 광고‧행사 출연료 등에서 발생했다. 이 금액만 444억원이다. 2015년 같은 부문 매출은 257억원(35.4%)에 그쳤었다. 방송인 유재석 씨 영입도 대형호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등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2015년(288억원)과 2016년(282억원)이 대동소이했지만 매출 비중은 9% 가까이 감소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FNC의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5년에는 59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FNC 측은 “매니지먼트와 미디어콘텐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인한 비용증가”라고 설명했다. 즉 몸집 불리기 과정에서 투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FNC와 3위 다툼을 벌이는 JYP는 되레 영업이익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JYP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2015년(42억원)보다 무려 22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05억원에서 736억원으로 45.7%가 뛰었다. 즉 2015년 FNC와 JYP의 매출액(영업이익)은 726억원(59억원) vs 505억원(41억원)이었는데 한해 만에 914억원(-25억원) vs 736억원(138억원)으로 급반전한 셈이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모습. / 사진=뉴스1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3위 자리를 내준 듯 보였던 JYP가 다시 역전드라마를 쓸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 대중문화 전문가는 “(JYP의) 트와이스(Twice)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이후 가장 폭발적인 걸그룹 성공모델이다. 짧은 기간에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한동안 팬덤을 유지할 것”이라며 “강력한 팬덤과 음반‧음원 소비가 정비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판단도 마찬가지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작년 9월 음원 저작권료가 약 30% 인상된 가운데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2월 발표된 트와이스 앨범의 선주문 판매량은 31만장으로 올해 3장의 앨범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여자 그룹으로는 사상 첫 연간 100만장 판매도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지난해 JYP의 매출비중은 FNC와 미묘하게 특징이 엇갈린다. JYP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매출비중을 나타낸 건 음반‧음원 매출(26.98%)이다. 198억원에 달한다. 2015년에는 112억원으로 비중이 22.25%였다. 85억원에 그쳤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두 해 내내 가장 많은 매출을 낸 부문은 광고였다.

FNC는 유재석 덕에 매출을 늘렸고 JYP는 트와이스 덕에 수익성을 키웠다. 두 회사 모두 각자의 공고한 캐시카우(cash cow)를 확보했다는 얘기다. 앞선 2강(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이 매출액 기준으로 멀찌감치 달아나면서 3위를 둘러싼 자존심 싸움은 더 관심을 끌게 됐다. 그야말로 3위 쟁탈전이 챔피언결정전보다 치열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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