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3000억원 '역대 최다'…방송사 PD 잇달아 영입하며 다각화 담금질

서울시립미술관과 YG엔터테인먼트가 2015년 공동주최한 전시회에서 YG 소속 가수 지드래곤이 인사말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매출 3000억원 기업이 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탈(脫) 매니지먼트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수, 배우 매니지먼트 등 연예기획사 업무를 넘어 완연하게 발걸음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아우르는 PD영입 공세도 멈출 줄 모른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YG의 매출액은 3218억원으로 직전 해(1931억원)보다 66%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46% 늘었다. 2000억원 시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3000억원 시대에 돌입한 셈이다.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고속성장했다.

3000억원 클럽 가입은 업계 내에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이어 2번째다. 두 회사 간 매출 격차도 130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되레 SM보다 YG가 많았다. 내실로는 업계 1위라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YG는 금융당국 공시를 통해 동력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매출 증가, 신규 아티스트 데뷔 및 뉴미디어 등의 신규매출원 성장으로 인한 매출 다변화, 종속회사 신사업 매출 증가” 등을 명시해뒀다. 새로울 신(新)이 세 번이나 반복되는 게 눈길을 끈다.

주가도 회복세다. 지난달 한때 2만5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0일 오전 현재 2만 8000원대로 올라왔다. 사드 배치국면 직전 거래가인 4만 5000원~4만 6000원과는 아직 격차가 아득하다. 다만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는 게 눈길을 끈다. 네이버(NAVER) 덕이라는 해석도 많다. 최근 네이버는 YG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YG에 대해 탈(脫) 매니지먼트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있다. 연예기획사에서 벗어나 새 영토로 진격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현석 YG 대표프로듀서도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수와 배우 매니지먼트를 넘어 방송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고 밝혔었다.

이미 YG는 가수 빅뱅, 싸이, 배우 강동원, 차승원 등 연예인 매니지먼트에 치중하는 회사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YG 플러스다. YG 플러스에는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운영하는 코드코스메(CODECOSME)와 삼거리 푸줏간을 비롯해 외식사업을 펼치는 YG FOODS가 속해 있다.

이와 관련해 한류사업에 밝은 김아영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조사연구팀 연구원은 기자에게 “한류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도 이제 YG하면 푸드-화장품 등을 떠올리는 걸 어색해하지 않는다. 부가사업을 연착륙시킨 거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PD영입 공세는 가장 흥미로운 관심거리다. 업계에 따르면 YG는 최근 CJ E&M이 운영하는 M-net에서 ‘쇼 미더머니’, ‘보이스 코리아’ 등을 연출한 이상윤PD를 영입했다. M-net 국장 출신인 한동철 PD 영입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앞서 M-net 박준수 PD도 YG행을 결정했었다. ‘SNL코리아’ 출신의 tvN 유성모 PD도 YG에 영입됐다.

지상파 PD 영입공세도 뜨겁다. MBC에서 ‘진짜사나이’를 연출한 김민종 PD와 ‘무한도전’ 제영재 PD, ‘라디오스타’ 조서윤 CP 등이 YG와 계약했다. 다양한 색깔의 예능 PD들이 YG 안에서 진용을 구축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제작시장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M-net 출신 등 음악 감수성 짙은 PD들이 많이 영입됐다. YG가 원래 힙합레이블 성격이 강하지 않나. 우후죽순 끌어모으기가 아니라 방향을 갖춘 영입전략으로 본다.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중국 텐센트와의 협력체계 구축도 긍정적으로 맞물릴 공산이 크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수, 배우, PD, 작가 등 다수의 인력을 보유한 YG는 한‧중 강력한 플랫폼인 네이버와 텐센트, 일본 에이백스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다양한 미디어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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