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카고 타자기’ 첫 방송…최근 주춤해 주목도 높아져

배우 고경표, 임수정, 유아인, 곽시양(왼쪽부터)이 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tvN 드라마 ‘시카고타자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해 연이은 흥행돌풍을 일으킨 스튜디오 드래곤이 IPO(기업공개) 코앞서 시험대에 올랐다. 안팎의 관심은 7일 첫 방송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로 쏠린다. ‘도깨비’ 성공 이후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 주목도는 더 높아졌다. 또 타임슬립 장르를 들고 나온 점은 관심거리다.

7일 CJ E&M의 tvN은 새 금‧토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첫 방송한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한세주 뒤에 숨은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 세주의 팬에서 안티로 돌변한 작가 덕후 전설(임수정) 등 세 인물과 오래된 타자기가 이야기의 주된 줄기다. 극본은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의 히트작을 낸 진수완 작가가 맡았다.

제작사는 CJ E&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이다. 지난 한해 스튜디오 드래곤은 tvN에서 ‘또 오해영’, ‘굿 와이프’, ‘시그널, ‘도깨비’ 등을 내놨다. 지상파에서도 ‘공항가는 길’, ‘푸른바다의 전설’을 방영했다.

이 덕에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하는 드라마는 CJ E&M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로 떠올랐다. CJ E&M은 tvN, m-net OCN, 올리브TV, 온스타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서는 tvN 드라마의 상승세를 방송부문 매출 확대의 엔진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CJ E&M 방송부문은 1조 1284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시청률과 연동되는 광고매출이 뛴 덕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번 올라간 광고 단가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어 현 수준의 광고단가는 유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제작비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방송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올해) 영업이익은 최소 800억원 수준이고, CJ E&M이 방송 콘텐츠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현상을 감안하면 광고단가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드라마는 방송가에서만 화젯거리가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시청률의 희비에 관심이 높다. CJ E&M이 지난해 10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확정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서다. 기업 가치는 6000~6200억원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지분율 91%)은 자회사를 통해 흥행력을 인정받은 작가와 배우진을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 매출 증대를 견인하고 있다”며 “상장 시 기업가치 향상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는 최근 드라마 성적이다. 최근 종영한 tvN 금‧토 드라마 ‘내일 그대와’은 스튜디오 드래곤이 기획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드라마는 최고시청률 3.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시청률이 나온 방송 회차는 1회다. OCN 토‧일 드라마 ‘터널’도 스튜디오 드래곤 작품이다. 4회 시청률은 3.5%로 되레 3회 시청률(4.2%)보다 뒷걸음질 쳤다.

결국 상반기 회심작인 시카고 타자기로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연이은 실패는 주식시장에도 불안정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커서다.

흥미로운 대목은 다시 타임슬립(시간을 거스르는 형태의 장르)이라는 점이다. 그간 시그널, 도깨비, 내일그대와, 터널이 모두 타임슬립을 활용했다. 이 때문에 니치(niche)나 컬트(cult) 전략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니치는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린 콘텐츠를 뜻한다. 컬트는 소수의 마니아에게 소구력을 갖는 콘텐츠를 빗대는 데 쓰인다.

대중문화평론가이기도 한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시카고 타자기의 경우) 장르물의 성격과 니치콘텐츠 성격이 버무려져있어 스튜디오 드래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형태의 작품”이라면서도 “하지만 다시 나온 타임슬립 코드기 때문에 변수가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니치를 강조하는 스튜디오 드래곤의 전략은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tvN 광고단가를 올려놓은 드라마 상당수가 타임슬립이나 수사물의 성격을 가미시킨 작품이었다. 앞으로의 활용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장민지 박사는 “제작사로서 스튜디오 드래곤이 가진 장점은 니치마켓을 겨냥한 장르실험을 통해서도 흥행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며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바이럴 마케팅 등을 통해 초연결사회를 만드는데, 모두 니치마켓이 뜨기 좋은 환경이다. 당장 한두 번 실패해도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