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친인척 172명의 보수·배당 합산 연소득은 9154억원…소득왕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그래픽=시사저널e

 

재벌 총수 일가들이 지난해 배당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e가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올려진 2016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2개 그룹 일가 172명이 지난해 받은 배당총액만 8314억원에 이른다. 단순 평균으로 계산하면 1인당 48억3398만원을 앉아서 번 셈이다.

삼성그룹 일가는 배당만 2900억원가량을 챙기면서 가장 배당을 많이 받은 총수일가가 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5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아 개인 중에서는 가장 많은 배당을 받았다. 반대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배당 소득이 가장 적었다. GS그룹 허씨 일가는 배당을 받은 친인척만 49명이었다.

일부 총수 일가들은 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한 보수를 배당에 합하면 연소득은 9154억원에 육박한다.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미등기 임원 보수를 포함하면 총수 일가들의 연소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비상장 계열사 배당과 보수도 총수 일가들의 곳간을 채웠으리라 짐작된다.

◇ 12대 그룹 총수 일가, 지난해 상장사 배당·보수 소득만 9154억원

지난해 12개 그룹 총수 일가 172명이 받은 배당·소득 합산액은 9154억2400만원이었다. 이들이 지난해 받은 배당은 8314억4530만원이었고 공개된 보수는 839억7100만원이었다. 여기에는 비상장사 배당과 보수, 상장사 미등기 임원 보수는 공개되지 않은 까닭에 빠져 있다. 공개되지 않은 소득을 합하면 12개 그룹 총수 일가 지난해 소득은 더욱 늘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 일가는 지난해 배당과 보수 합산 소득이 가장 많은 집단이었다.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배당으로만 총 2898억2300만원을 받았다. 2015년 배당총액 2567억5575만원보다 12.8%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등기임원에 있으면서 각각 11억3500만원, 20억7300만원을 받았다. 이를 합하면 삼성그룹 일가가 지난해 상장사로 부터받은 연소득은 2930억3100만원에 이른다.

현대자동차그룹 일가는 그 다음으로 연소득이 많았다. 현대자동차그룹 일가는 지난해 배당과 보수 합산 1628억6200만원을 챙겼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합쳐 1551억1749만원을 배당받아 현대자동차그룹 배당총액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등기임원 보수로도 각각 92억8200만원, 21억5300만원을 받으면서 배당과 보수 수익 모두 높았다.

반대로 한진그룹 일가는 12개 그룹 총수 일가 중 배당과 보수 합산 소득이 가장 적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 가족들은 지난해 69억7400만원을 수령했다. 여기에 배당 소득은 조 회장이 받은 3억2909만원이 대다수로 다른 그룹 총수에 비해 초라한 배당을 받았다. 이는 지주사격인 한진을 제외한 대한항공, 한진칼 등 계열사가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탓이다. 다만 조 회장은 계열사 3곳서 등기임원 보수로 66억4000만원을 챙겼다.

◇ 소득왕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GS는 49명이서 나눠먹어

지난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사람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배당만으로 1952억5400만원을 받았다. 이 회장은 4개 상장 계열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S)에서 배당을 받았는데 이 중에서 삼성전자 배당이 1420억857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5년 삼성전자 배당소득(1049억원)보다 35.3% 늘어난 금액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수와 배당금을 합쳐 979억6616만원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상장 계열사 SK그룹, SK케미칼, SK텔레콤 3곳으로부터 609억6240만원을 배당받아 배당 순위 상위에 올랐다. 등기임원 보수 15억7500만원을 합하면 최 회장 연소득은 625억3740만원이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12개 그룹 총수 일가 172명 중 배당받은 계열사가 가장 많은 사람이 됐다. 최 회장은 SK(0.01%), SKC(1.6%), SK케미칼(0.07%), SK머티리얼즈(0.05%), SK네트웍스(0.63), SK텔레콤(보통주 1067주) 등 총 9개 주요 계열사로부터 배당받았다. 다만 소유 주식수가 적어 배당액은 총 6억6049만원에 불과했다.

GS그룹 허씨 일가는 배당을 받은 친인척만 49명이었다. 이들이 받은 배당 합산액은 669억3661만원이었다. 허창수 GS 회장, 허진수GS칼텍스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허승조GS리테일 부회장 등 주요 인물이 받은 배당액은 200억5910만원으로 나머지 친인척 44명이 받은 468억7751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일가는 배당과 보수를 합해 883억3761만원 소득을 올렸다.

총수 일가들 중에서 최고령 배당 소득자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만 95세로 지난해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로부터 20억1636만원을 배당받았다. 최연소 배당 소득자는 GS에너지 허용수 부사장의 차남 허아무개(13세)로 5억2960만원을 받았다.

 

여성 중에서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삼성전자로부터 308억67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신세계·이마트·신세계건설·신세계푸드를 통해 103억5518만원을 배당받아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진해운 사태로 물의를 빚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제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한진에서 고작 61만원을 배당 받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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