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라이트 포스터 / 사진=우먼센스

시상식, 별별 이야기
한 해 동안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최고의 활동을 한 아티스트에게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장에서 요즘은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지난해 실력 있는 흑인 배우들의 이름이 후보자 명단에서 빠져 ‘화이트 오스카’라 불리며 흑인 배우들이 시상식을 대거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올해 작품상은 <문라이트>. 바로 흑인 아이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문라이트>는 작품상뿐 아니라 8개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화이트 오스카의 오명을 씻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28일에 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포크 가수 이랑이 ‘신의 놀이’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발표하던 중 자신의 트로피를 경매에 붙여 화제를 낳았다. 

 

그녀는 “1월에 총수입이 42만원이고, 2월에는 감사하게 96만원이었습니다. 어렵게 아티스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상금을 주면 감사하겠는데 상금이 없어서 이걸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경매를 시작했고 트로피는 이내 50만원에 팔렸다.

 

상을 수여한 시상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난의 의견도 있었지만 트로피를 산 사람은 이랑의 소속사 대표였고 가수들의 열악한 수익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행한 퍼포먼스였던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류승범의 연극 재도전작 <남자충동>

사진=우먼센스

주로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났던 배우 류승범이 연극에 도전했다. 오달수, 엄기준 등이 거쳐간 <남자충동>의 ‘이장정’ 역할을 맡은 류승범은 대본을 보자마자 작품에 반해 출연을 결심하며 연극 무대에 약 14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남자충동>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강해지기를 강요당하는 남자의 강박과 좌절감, 그리고 폭력 충동을 다룬다.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처럼 살고 싶은 남자 ‘이장정’의 좌절을 그린 이야기는 초연 때보다 더욱 과장된 연출로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극한으로 몰고 간다. 

 

특히 주로 스크린에서만 접했던 류승범의 배우로서의 오라를 바로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배역이든 자신의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류승범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연기를 무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자충동>을 봐야만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BBC 방송 화면 캡처 / 사진=우먼센스

글로벌 ‘귀요미’ 탄생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뉴스의 통신원으로 영국 BBC와 생방송 인터뷰를 하던 중 자녀들이 ‘난입’한 일이 발생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부산대 교수 로버트 켈리. 그가 슈트를 입고 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된 책장과 책상을 배경으로 탄핵 관련 뉴스를 BBC 앵커에게 말하는 도중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노란 상의를 입은 그의 딸이 어깨춤을 추면서 들어왔다. 

 

켈리 교수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침착하게 멘트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딸이 책이 가지런히 놓였던 침대(책상으로 위장하려 했던)에 앉고 그 뒤로 보행기를 탄 어린 아들이 따라 들어오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거실에서 남편의 생방송을 지켜보던 아내 김정아 씨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쫓아와 방 밖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지만 이미 켈리 교수와 아이들의 모습은 전 세계로 방송된 뒤였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패러디하는 영상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고, 동양인인 그의 아내를 보모라고 보도한 뉴스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밀려드는 인터뷰 의뢰에 켈리 교수 가족은 15일 부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켈리 교수는 “딸을 화면에서 안 보이게 하려고 손으로 밀어내는데 아들이 보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아, 이젠 끝이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며 ‘BBC에서 더 이상 찾지 않겠구나’ 걱정했는데 잠시 뒤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려도 되는지 물어보기에 안심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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