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00억 유동성 확보…은행권 RG 발급이 관건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이 1도크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 / 사진=박견혜 기자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가뭄이 해갈될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 성공에 더불어 서울 당산동 사옥 매각까지 연속 낭보가 들려오고 있다. 이번 수주와 매각 규모를 합하면 약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주 계약의 최종단계라 할 수 있는 은행권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인 마란 탱커스로부터 318000톤 규모의 VLCC 3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25000만달러(한화 약 2800억원). 이는 국제해사기구(IMO)2020년부터 적용키로 한 환경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선박이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 수주 성적은 LNG(액화천연가스)2, VLCC 5척 등 7척이 된다. 총 수주액은 77000만달러(한화 약 86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대우조선 수주 예상치인 20억달러 중 상당액을 상반기에 따낸 것이다.

 

이같은 수주 소식은 대우조선이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서 정부가 지난달 23일 제시한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 대우조선은 현재 사채권자의 채무 조정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상환 유예 등 채무 조정이 이뤄져야만 29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서울 당산동 사옥 매각에도 성공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최근 리츠(부동산투자펀드) 자산관리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352억원이다. 2009년 지은 당산동 사옥은 지하 4, 지상 12층 규모다. 이 건물은 그간 대우조선 연구개발(R&D)인력들이 사용했다. 현재 계약금 일부만 받은 상태다.

 

대우조선이 지난해 내놓은 마곡부지 역시 오스템임플란트, 일진그룹 계열 일진전기가 참여한 일진컨소시엄 등이 사들였다. 지난달 23일 중견 제약사가 마곡부지 1개 필지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이 완료되면 6개 필지(35631)가 남는다. 이에 더해 대우조선은 40억원에 달하는 한국선박금융(KOMARF) 지분 전량 매각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난관이 있다. 은행권 RG발급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조선사 수주에는 RG가 필수기 때문에 RG 발급 여부에 수주 계약 가부가 달렸다. 조선사는 수주 계약 하면 선주로부터 전체 계약금액의 10%가량을 선수금으로 받는데, RG는 조선사가 배를 제때 만들지 못하거나 도중에 파산할 경우 은행권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권은 RG는 발주사가 조선사에 선수금을 당초 산업은행이 VLCC 3척에 대한 RG 발급을 맡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과 달리 발급 기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RG 발급 기관은 이달 17~18일 사채권단 집회 이후 국책은행(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시중은행 간 논의 후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