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박지은 등 각광에 관심 급증…CJ E&M, 130억 투자해 신인작가 육성

김은숙 작가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때 ‘스타시스템’이란 낱말이 전 세계 방송가에서 유행했다. 원적지는 미국 할리우드다스타에 대한 대중적 인기를 활용해 상업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제작 시스템을 일컫는 말이다. 이 시각에 기대자면 스타 배우의 유무가 감독, 스토리, 제작비보다 흥행에 중요한 요소다. 


스타는 여전히 힘이 세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한국 드라마산업 파워피플로 배우 송중기와 배우 공유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태양의 후예’와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덕이다.  하지만 이 두 배우를 논하기 위해서는 작가 김은숙을 경유해야 한다. 두 사람을 대세로 만든 드라마가 모두 그의 손끝에서 나와서다. 

 

작가 몸값이 금값이 됐다. 작가의 이름이 드라마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업계도 가능성 갖춘 신인작가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CJ E&M은 130억원을 투자해 신인작가 발굴에서 데뷔, 비즈매칭까지 지원한다. 그야말로 작가 시스템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드라마 작가 등 집필자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작가의 이름이 배우의 이름만큼이나 자주 홍보문구에 쓰인다. 김은숙, 박지은, 김은희 등 스타작가들이 각광받고 있어서다.

김은숙 작가는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배우만큼 유명한 작가로 각인됐다. 그 덕인지 최근 관련 상도 휩쓸었다. 김 작가는 지난 반년 사이에 제29회 한국PD대상 제작부문상 TV작가부문과 KBS 연기대상 작가상,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을 연이어 휩쓸었다.

최근에는 의외의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은숙 작가는 지난 2일 더불어포럼 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예비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도 함께 지지를 선언했다. 김은희 작가는 최근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계약해 오리지널 콘텐츠 시나리오 집필에 나서기로 했다.

어느새 작가 잡기는 방송업계의 화두가 됐다. ‘별에서 온 그대’와 ‘푸른바다의 전설’로 주가를 높인 박지은 작가는 현재 문화창고 소속이다. 지난해 1월 문화창고 측과 드라마 100회 계약을 맺었다. 문화창고는 CJ E&M 소속인 스튜디오 드래곤의 자회사다.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제작해 7일부터 방영 예정인 ‘시카고 타자기’도 배우만큼이나 작가가 주목받는 드라마다. ‘학교’ 시리즈,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을 연이어 흥행시킨 진수완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가능성 있는 신인작가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CJ E&M이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CJ E&M은 2020년까지 약 130억원을 투자해 드라마와 영화 신인작가를 발굴해 데뷔까지 지원하는 사업 ‘오펜(O’PEN)’을 출범했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CJ문화재단 등이 협력한다.

이에 따르면 CJ E&M은 신인 방송‧영화작가를 40명 안팎 모집해 기획부터 제작, 편성, 비즈매칭까지 총괄 지원하게 된다. 선정된 이들의 작품을 단막극으로 제작‧편성, 시나리오 사전 영상화를 통해 데뷔까지 지원한다. 

 

초대 센터장에는 김지일 전 JTBC드라마 대PD가 선임됐다. 김 센터장은 MBC 출신으로 서울예술대학 방송영상과 교수를 거쳐 JTBC 드라마 총괄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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