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00명 늘고 연봉 남녀 각각 500만원 올라


한국전력공사 직원이 지난해 기록적인 불볕더위에 덧씌워진 누진제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8월 전기요금이 전달보다 2배 넘게 나온 가구만 298만여곳에 달하면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1조2000억원 넘는 매출 증가를 일궜다. 이에 한국전력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5년 만에 최고등급을 받았고,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3월31일 한국전력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해 직원 수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모두를 상향 조정했다. 평균 근속연수만 전년 18.5년에서 17.8년으로 떨어졌는데 직원 수가 2만603명에서 2만1560명으로 1000명 가까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력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매출 확대는 폭염으로 가정 내 에어컨 사용이 늘어난 데다 과도한 누진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라며 “고소득층 가구에 요금을 많이 부과하자는 게 전기요금 누진제의 취지가 사라졌음에도 한국전력은 자사 직원 배불리기에만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구 소득과는 관계없이 가구원 수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누진제는 전기 사용 구간을 나눠 구간을 지날 때마다 비용이 최대 12배까지 치솟게 한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서둘러 6단계 11.7배수로 정해진 누진제 책정방식을 3단계 3배수로 완화했지만, 한국전력 직원들은 지난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실제로 한국전력 직원은 1인당 평균 2000만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년 7824만원이었던 한국전력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년 사이 489만원 늘어난 8313만원을 받았다. 특히 성과급의 경우 전년도 기본급여 또는 기본연봉의 1/12를 기준으로 계산하도록 돼 있지만, 한국전력 산하 그룹사들은 호봉 승급·승진 등에 따라 기본급이 최대로 인상돼있는 12월 급여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측정한 것으로 지난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한편 한국전력은 지난해 직원 1인 평균 연봉을 남녀 직원 차이 없이 고루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직원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은 8755만원으로 여자직원이 받은 6367만원보다 높았지만, 인상 금액은 500만원 정도로 유사했다. 이에 연봉 인상률은 오히려 여자 직원이 남자 직원보다 2.4%포인트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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