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연봉 14.6%↓, 직원 수 전년보다 4332명↓


“일 끝나면 대리운전을 합니다. 투잡이죠.”(현대중공업 직원 A씨)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수주 가뭄이 현대중공업 직원 연봉까지 증발시켰다. 2015년 기준 7827만원이었던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6718만원으로 1년 사이 14.6%가 줄었다. 2014년 3조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직원 급여 반납 등의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수주 가뭄으로 근로 시간이 줄면서 연봉 인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3월31일 현대중공업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1인당 평균 급여액은 각각 6871만원, 429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남자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8033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162만원이 줄어든 셈이다. 여자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도 1년 사이 524만원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특근이나 잔업이 거의 없어지면서 월급이 평소보다 60만원은 더 적게 들어온다”며 “치킨 배달을 하거나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로 사업을 분할한다는 데 구조조정 바람이 더 거세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직원은 연봉 인하에 더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털어내고 1조6419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정년 퇴직자를 포함해 근로자 4332명을 줄였다.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를 포함하면 8000명 넘는 근로자가 구조조정을 겪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조선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중공업이 사업분할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 효율성을 제고해 수익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직원 감원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면서 “근로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사업분할과 인원 감축은 별개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직원 급여 인하 및 직원 수 감소는 조선 업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직원 수는 4만6235명으로 전년보다 15.3%(8347명)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전체 직원을 2만7409명에서 2만3077명으로 15.8% 줄였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전체 직원의 14.7%, 14.9%를 감원했다.

3개 회사의 직원 평균 급여 역시 747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12.9%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5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20% 떨어졌다. 조선 3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를 7100만원에서 6800만원으로 4.2%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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