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선임 임원 18명…상근임원은 전년보다 15.5%↓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도 임원 수 감축을 유지했다. 2015년 193명에 달했던 상근 임원 수는 지난해 163명으로 15.5% 줄었다. 2013년 4분기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시작한 임원 감축 중 최대다. 앞선 2015년 현대중공업은 2014년 203명이었던 임원을 193명으로 4.9% 감소한 바 있다.

31일 현대중공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규선임된 임원은 18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신규선임 임원이 49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조선사업본부로 한정하면 임원 수 감축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8명에 달했던 조선사업본부 신규선임 임원은 3명으로 줄었고, 올해 들어 3개월 사이 7명이 퇴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 현상이 맞닥뜨릴 위기에 처했다”면서 “임원부터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규선임된 임원은 모두 상무보”라며 “이에 더해 사장단은 급여 전액을 반납했고 이외 모든 임원이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대대적인 임원 감축으로 생긴 업무 공백을 실무자로 막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40여년을 생산직에서 일한 박삼호(58), 김병호(59) 씨를 각각 조선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 상무보로 선임했다. 이들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상무보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술을 배워 18세 때인 1975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조선)에 입사했다. 이후 40년 이상 패널조립, 소조립, 대조립 등 선박 건조의 주요 공정을 담당했다. 김 상무보는 1975년 공업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이후 줄곧 해외 설치공사 현장과 각종 해양설비 제작 현장에서 일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1명에 불과했던 고졸·전문대 출신 임원의 수도 늘어나게 됐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기존 경영지원본부 소속의 안전환경부문을 안전경영실로 개편하고,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원 공백 상황을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산재 사고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현대중공업을 꼽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는 2013년 14억원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8325만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일반 직원 임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더해 현대중공업 사장단은 작년에 월급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사장은 급여의 50%, 전무 30%, 상무 20%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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