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2.1%↑, 영업이익 5.8%↑…이익잉여금도 덩달아 10.4%↑


국민이 낸 전기요금을 모아 한국전력은 지난해 60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국전력보다 많은 돈을 번 곳은 30대 기업 중 삼성전자와 현대차 그리고 SK가 유일하다. 국가 전력 정책을 딛고 한국전력이 거대 독점 사업자가 된 덕이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해 여름도 한국전력에 호재였다. 높아진 냉방수요에 겹쳐진 누진제로 전기요금은 치솟았고, 한국전력은 연결기준 60조190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31일 한국전력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1%, 영업이익(12조15억원)은 5.8% 증가했다.

전력 생산 원재료 가격이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화력발전을 담당하는 한국남동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의 원재료 매입비는 유연탄을 기준으로 2%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경상북도 경주시 지진으로 월성 원전 등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재료 단가가 높은 화력발전 비중을 늘려야 했지만, 연간 기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다만 현대차가 2015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결산을 대부분 완료하면서 한국전력 순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전년 13조4163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지난해 7조308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주 배당액도 전년보다 36.1% 넘게 줄었다. 전년 말 한국전력이 부지 판매 수익을 주주 배당에 활용하면서 1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이밖에 2025년 해외 매출 27조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도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민에게 전기를 판매하는 사업부문과 원자력 발전 사업부문 매출은 각각 1조7491억원, 5262억원 증가했지만, 해외사업매출을 포함한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실제로 한전KDN, 한전홍콩 등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보다 199억원 감소했다.

인도 케랄라주 전력 현대화 사업에 뛰어든 국내 전력 정보통신(IT) 전문기업 한전KDN은 2012년 11월 사업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전KDN 관계자는 “올해 사업 목표를 흑자가 아닌 적자 폭 감소로 잡았다”면서 “인도를 포함한 해외사업은 대부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정부가 주택용 누진제를 개선하면서 전기요금이 인하돼 평균 판매가가 하락하는 등 한국전력의 올해 사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체적인 발전소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연료 비용과 전력 구매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7% 감소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지난해 장기차입금 상환으로 현금성 자산이 전년보다 7317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07조원에 달했던 부채규모는 104조7864억원으로 여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의 이익잉여금은 53조1738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9866억원(1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한국전력공사법 제14조에 따라 매년 이익금의 20% 이상을 자본금의 50%에 달할 때까지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며 “이는 현금으로 배당할 수 없고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해 이월결손금의 보전과 자본전입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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