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현대차보다 높아…이익잉여금도 증가세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 규모인 1조6500여원을 쏟아 부었다. 기아차는 기존 제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신제품 개발을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아차 연구개발비 지난해 친환경 전용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판매 호조를 이어간 만큼 친환경차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연간 매출액의 3.1%인 1조6464억원을 쏟아 부었다. 1조5235억원을 집행한 전년과 비교하면 8% 넘게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과 달라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기아차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5%, 4.5% 증가한 덕이다.


이에 금액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더 큰 비용을 연구개발에 썼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을 따지면 기아차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 수준인 2억3522억원을 연구개발에 들였다.

지난해 6월까지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소비 절벽을 맞닥뜨렸지만, 해외 시장의 판매 호조가 기아차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전년보다 13.1% 증가한 43만60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스포티지가 31.6% 증가한 13만9000대 판매를 기록했고 리오 또한 6.9% 판매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중국 시장과 북미 시장에서 전년보다 각각 5.5%, 3.5% 증가한 판매고를 올렸다. 승용 모델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투입된 스포티지 등 SUV가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북미·유럽·중국 등을 포함한 해외 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15.9% 증가했다. 마케팅 확대로 판관비가 증가했음에도 연구개발을 확대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아차는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시장 성장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기아차 친환경 SUV 니로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 평균 판매량은 1900대 수준을 유지하며 국내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엔진투과음 저감 기술 개발 및 대형 세단 후석 안락함 향상 기술 등에 집중했던 기아차 연구개발도 지난해 들어 친환경차 기술 개발로 돌아섰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친환경차용 구동모터 주사용영역 효율 최적화와 전기차 급속 충전용 통신 제어기 개발 등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기아차는 이르면 내년 중 소형 SUV 전기차 니로EV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테슬라가 계획 중인 소형 SUV 전기차는 기아자동차가 선점을 노리는 시장”이라며 “국내 친환경 SUV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이후 니로EV를 통해 소형 SUV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로서 세계 시장에서 지위도 확고히 굳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해 이익잉여금(23조4657억원)을 전년보다 11.5% 늘리며 곳간 쌓기에 나서고 있다. 2014년 18조8156억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이익잉여금은 4조6501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자율주행자동차, 친환경차 등 시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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