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커져…올해 1분기도 호실적 전망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복합정제마진이 커진 덕분이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저유가로 원유 도입비용이 줄어든게 호재로 작용했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을 갱신했다. 업계 전문가 다수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9조52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2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지난 2004년 이래 최저치인 배럴당 41달러에 그친 결과다. 저유가로 정유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영업이익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반전’을 이뤘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2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63.08%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1조9800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갱신했다. 이를 통해 회사의 수익성을 가름하는 ‘영업이익률’은 지난 2004년 이래 최대치인 8.17%를 기록했다. 

높은 정제마진이 SK이노베이션의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정제마진’은 정유기업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정제마진은 기업이 원유를 들여올 때의 가격과 이를 정유해서 제조한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차이를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해 저유가로 인한 원유 도입비용의 감소가 석유제품의 판매수익을 극대화 했다. 

관련업계는 올 1분기에도 SK이노베이션이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간 SK이노베이션의 실적개선을 이끈 정제마진이 여전히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배럴당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이다. 올해 1분기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6.4달러 순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여전히 손익분기점 대비 높은 수치다. 

다른 생산요인들도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우호적인 스프레드(가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외 석유화학 부문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사업 부문은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을 생산하고 있다. PX와 벤젠의 원가와 판매비용 격차가 크면 석유화학 부문 실적에 긍정적이다. PX의 올 1분기 마진은 톤(t)당 374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양호한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다. 벤젠은 마진이 4년 만에 최대치(2월2주 기준 t당 533달러)로 4년 만에 최대치다. 중국 내 벤젠 생산이 줄은 탓이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통 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조원 규모 투자와 5년 간 1200여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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