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LCD 가격 전망 갈려


한 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실적 추이가 그랬다. 상반기에 바닥을 기던 실적이 하반기 가파른 오르막을 탔다. 지난해 3분기 전 분기 보다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이 628% 급증하더니, 결국에는 4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6조5041억원, 영업이익 1조3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1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일본·중국 업체의 견제 속에서도 4년 간 ‘휘청’이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LG디스플레이 실적에는 물음표가 찍혔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 395억원을 찍고 2분기 영업이익 444억원을 거두자 시장에서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1조 흑자 가입은 물 건너갔다”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LG디스플레이 지난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조2320억원) 비해 93.2%나 감소한 탓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11조8443억원으로 전년(13조7299억원) 대비 13.7% 줄었다. 이 탓에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2016년 영업이익 최대치를 7000억원 내외로 전망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저력은 하반기 나왔다.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의 93.6%가 하반기 집중됐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7238억원, 영입이익 3232억원을 기록하더니 4분기에는 무려 매출 7조9360억원, 영업이익 904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시장도 깜짝 놀랄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LG디스플레이의 주 먹거리인 LCD 패널 가격 상승이 행운이 됐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부실업체들에게는 생산량 확대 자제를 권고하면서 20% 수준을 넘나들던 LCD 공급과잉률이 내리막을 탔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일본 파나소닉이 LCD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단계적인 LCD 사업 축소계획을 알렸다. 이 덕에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거뒀다.

다만 올해도 LG디스플레이의 호재가 계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패널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더욱 공고해진 탓에 LCD 패널 스팟 가격 상승세는 올해 연중 내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골드만 삭스는 LCD 가격 상승이 자연스럽게 TV 시장 경쟁으로 이어지며 TV 수요 부진을 이끌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수요확대에 맞춰 대규모로 생산 설비를 증설했지만 영업을 잘 한 덕에 기말잔액이 기초보다 107.37% 가까이 늘었다. 올해 역시 투자여력은 충분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보통주 1주당 500원을 지급하는 결산배당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6%, 배당금 총액은 178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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