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유학파 전무, SKY 비중 낮아…능력위주 인사 평가

하나금융지주 임원 특징은 평범함에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임원 비율이 낮다. 박사 학위자, 유학파는 전무하다. 조직개편을 하면 학벌을 보지 않고 승진시킨다. 함영주 행장이 주경야독 고졸 신화인 만큼 노력파를 중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에는 석·박사, 해외파, SKY 출신이 유독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나금융 전체 임원 14명 중 SKY 출신은 35.71%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임원 중 절반 이상이 SKY 출신인 것과 비교해 적은 수치다. 김병호 그룹총괄센터 부사장(서울대 영문학 졸), 유제봉 글로벌전략총괄 부행장(서울대 국제경영학 졸), 곽철승 그룹재무총괄 상무(서울대 경제학 졸)가 지주사 임원 중 눈에 띄는 고학력자다.

하나금융에는 박사학위자 임원이 없다. 석사 출신 임원은 3명이다. 나머지 임원은 고려대 1명, 연세대 1명, 성균관대 1명 서강대 1명 등 국내파가 다수다.

김정태 회장도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학위만 가지고 있다. 함영주 행장은 업계에선 전형적인 은행맨으로 유명하다. 함 행장은 주경야독 고졸 신화다.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서울은행에 입사해 단국대 야간대학 회계학과를 졸었했다. 서울은행, 하나은행을 거치며 가계와 기업영업을 두루 경험했다. 2013년부터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맡은 이후 경영평가에서 1~2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김 회장이나 함 행장의 이 같은 이력이 내부 주요 부서 적임자를 선택하는 조직개편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 시각이다. 학벌보다 능력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도 "김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보면 학연, 지연을 전혀 보지 않고 내부 신임과 성과만 보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주목을 받은 한준성 신임 하나은행 부행장이 대표적이다. 2006년 신사업기획부장을 맡은 이후,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래금융사업본부장(전무)을 차례로 맡으며 핀테크 등 금융신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하나은행에서도 한 부행장 인사를 두고 은행권이 핀테크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에서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를 했다고 평가한다.

올해 하나금융 조직개편으로 지주사 임원에 이름을 올린 유시완 전무(그룹정보총괄), 강이순 상무(그룹지원총괄), 김희대 상무(그룹준법감시인)도 각각 고려대 수학과 학사, 연세대 경제학 석사, 고려대 법학 학사 학위만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유 전무는 정보전략 전문가로 통한다. 강 상무는 개인금융, 증권, 인사 등에서 능력자로 인정받는다. 김 상무도 하나은행 준법감시·법무 쪽에 정통한 인사로 분류한다.

김정태 회장의 지난해 보수 총액은 13억2100억원이다. 급여 6억8200만원, 상여금 6억3700만원 기타 근로소득(복리후생) 2000만원을 받았다. 퇴직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전 회장을 빼면 현직 금융지주 회장 연봉 중 김 회장 연봉이 가장 높다.

김 회장은 연봉 외에 장기성과보상으로 성과연동주식 3만3060주를 받았다. 최근 주가 가치로 12억2100만원가량 받은 셈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자기 성과 평가에 따라 지급 금액이 최종 확정된다. 이에 김 회장 연봉은 성과 연동 주식 보상까지 합쳐 25억 4200만원이다.

등기이사 보수 총액은 17억3900만원이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억5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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