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현상은 여전, 여성 임원비율 1% 미만…정몽구 회장 보수 2억9600만원 줄어

 

현대자동차는 ‘올드 스쿨(old school·이전 시대의 전통적인 형식)’ 리더십으로 굴러간다. 1938년생 정몽구 회장이 수장으로 건재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1960년생, 58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68년생, 50세) 등 젊은 재계 총수와 비교하면 ‘팔순 현역’ 정 회장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이끄는 임원은 비상근을 제외하고 등기임원 4명, 미등기임원 279명으로 총 283명(2016년 12월31일 기준)이다. 현대차 임원진을 요약하자면 부산대 공대를 나온 1960년생 ‘쥐띠 남성’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을 비롯해 현대차 임원 중 44명(15.55%)이 1960년생이다. 이들 모두 현대차 핵심요직을 꿰차고 있다. 구매본부장인 김정훈 부사장, 파워트레인담당 문대흥 부사장, 품질본부장 방창섭 부사장, 해외영업본부 임병권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쥐띠 라인'으로 꼽힌다.

임원진 5명 중 1명이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었다. 서울대 23명, 고려대 20명, 연세대 14명 등 이들 대학 출신 비율은 19.79%였다. 다만 같은 지표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22%, 네이버 41.6%, 에쓰오일이 85.45%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는 아니다.

가장 많은 현대차 임원을 배출한 대학은 부산대였다. 현대차 임원 중 부산대를 졸업한 이들이 32명에 이른다. 앨라배마 현지공장(HMMA) 법인장을 맡고 있는 김준하 부사장, 고객안전전략사업부장인 김헌수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부산대 출신 임원이다.

부산대 외 인하대(15명), 울산대(14명), 영남대(8명)도 대표적인 현대차 임원 배출 대학으로 꼽혔다. 현대차 생산 공장이 영남권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인근 지역 인재들의 입사지원율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성으로 현대차 임원이 되는 것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상 현대차 여성임원은 인재개발원부원장 조미진 전 상무가 유일하다. 조 전 상무는 올해 2월 임원 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했다. 또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지만, 현대차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에서 53억400만원을 수령했다. 같은 기간 정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15억6500만원을 받았다. 2015년과 비교해 정 회장은 2억9600만원, 정 부회장은 3억100만원 적게 받았다. 이들 보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 임원 급여를 10% 자진 삭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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