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0조원 육박…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성 과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이란 악재가 역설적으로 삼성전자가 얼마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갤럭시노트7 단종과 배상에 따른 피해액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뤘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거의 모든 실적 지표에서 개선세를 보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별 차이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10.7% 늘어 30조원에 육박했다. 기말 현금보유액도 기초에 비해 42%가량 불어났다. 이익잉여금도 소폭 늘었다. 

 

수훈갑은 단연 반도체 사업부문이다. 반도체사업부문은 지난해 괴력을 발휘했다. 반도체 가격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 13조6000억원가량을 거뒀다. 반도체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가 설비를 크게 늘리지 않아 공급량은 제자리인데다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바일 사업부문(IM)도 갤럭시노트7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10조807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1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8% 줄어 2조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고가품 비중이 줄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삼성전자는4월21일 최고급 대표 모델 갤럭시S8을 출시할 예정이라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가 앞에서 끌고 갤럭시S8이 뒤에서 밀면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분기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모바일 사업부문도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2,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값이 강세를 지속하고 갤럭시S8 출시 효과 덕에 영업이익 12조원 이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올해 영업이익은 4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3조원가까이 늘어나 36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금배당을 31%가량 늘렸다.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인 주주들이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개편과 현금배당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당초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되면서 개편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주주달래기 차원에서 현금배당을 크게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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