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핵심으로 자리…4분기부터 실적 개선세 뚜렷

SK하이닉스는 LG하이닉스가 될 수도 있었다. 한때 LG전자가 하이닉스 인수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가 남용 부회장에서 공격적 투자 성향의 구본준 부회장 체제로 전환할 때 인수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당시 한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으면 3년 안에 땅을 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LG전자에겐 안타깝지만 이 예언은 현실이 됐다. SK 품으로 간 하이닉스는 이제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완벽히 자리매김 했다. D램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17조1980억 원, 영업이익 3조27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6%나 줄었다. 실적이 보여주듯 SK하이닉스는 1년 사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반도체 메모리 시장은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선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쪽은 아직 경쟁력이 약하다. 그동안 D램 시장이 침체돼 있다 보니 SK하이닉스는 저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작년 2분기 SK하이닉스는 13분기 만에 영업이익 5000억 원 미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4분기를 끝으로 실적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만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대부분이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쓰일 듯합니다. 또  일본 반도체 업체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어 막바지 입찰 준비에 분주하다.   

SK하이닉스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6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설비에 투자됐다. 반도체 기업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과 직결된다. 고객은 1000개를 사겠다고 하는데 100개 밖에 만들 수 없다면 호황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반도체 업계 전체 투자가 전년대비 10% 감소하던 상황에도 SK하이닉스는 오히려 10%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대폭 확보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상당기간 이어질 반도체 호황기를 맞을 채비를 갖추기 위해 분주하다. 3월 말부터 청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또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 삼성전자와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작년에 비해 40%가량 줄어든 5조5000억원이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작년보다 차입금 상환액이 크게 줄어 1100억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