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자율주행·로봇 등 기술플랫폼으로 도약 꿈꿔

네이버는 지난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속속 발표하며 정보기술(IT) 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번역 앱부터 로봇, 자율주행 기술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에 투자 비용은 9417억원으로 늘었지만 효자 광고사업 덕에 영업이익은 1조원 대를 달성했다.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술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 금액을 늘렸다. 지난해 9517억1200만원을 투자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558억54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8월 네이버는 번역 앱 파파고를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열린 네이버의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에서는 파파고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기존 번역 앱과 달리 인공지능을 통해 문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최근에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스페인어도 추가했다.

음성인식 대화 시스템인 아미카, 자율주행 기술, 3D 실내지도를 제작하는 네이버 로봇 M1도 공개했다. 12월에는 네이버 자체 웹 브라우저 웨일 베타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제 네이버는 기술 기업으로 통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기반으로 시작한 네이버지만 어느새 IT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기업이 됐다. 10여 년 동안 인공지능 연구에 몰두해왔기 때문이다. 그 성과가 하나씩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막대한 투자에도 네이버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모바일 광고 시장을 제패하면서 벌어진 결과다. 네이버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20억원, 매출은 4조22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32.7%, 23.6% 상승했다. 네이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 연 매출 4조원대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7590억원에 달했다.

광고 덕분이다. 네이버 매출의 75.8%를 광고가 차지했다. 이어 콘텐츠 2242억원, 기타 389억원 순이었다. 네이버가 모바일에 최적화된 광고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네이버는 검색광고 타기팅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쇼핑검색광고가 탄력을 받으면서 막판 스퍼트를 발휘했다. 쇼핑검색광고는 올해 1월 기준 1만명이 넘는 광고주가 이용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64%로 PC보다 1.7배 높았다. 웹툰 등 콘텐츠 매출에 있어서 모바일 매출은 거의 대부분인 91%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7493억600만원을 주식 배당했다. 전년보다 44.45%나 규모가 늘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내외 우수 인재 영입과 새 사업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향후 5년간 기술과 콘텐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음성인식, 기계 번역 등 기술 인력 유입과 스타트업 펀드 투자를 확대한다. 콘텐츠 방면에서는 사전, 오디오, 동영상, 기타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내 창작자들의 글로벌 진출에도 투자한다. 당장 지출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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