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들, 대박 환상에 RPG 개발에 매달려…캐주얼 게임 등 다양성 확보해야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 사진=구글 플레이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RPG 장르로의 편중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과거 인기를 끌었던 캐주얼게임 등은 이제 신작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게임사 대부분이 RPG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에도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게임 다양성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가 장악한 지 오래다. 과거 2012~2013도만 해도 모바일게임의 주류 장르는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캐주얼게임이었다. 그러나 이후 대형 개발사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세는 RPG로 바뀌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각각 흥행에 성공시키면서 RPG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넷마블은 올해도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MMORPG들을 계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 ‘이카루스’, ‘테라’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 중이며, 자사 대표 게임 ‘세븐나이츠’와 ‘스톤에이지’ 역시 모바일 MMORPG로 개발하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리니지M’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며, 블레이드&소울 IP를 이용한 RPG도 준비중이다. 넥슨 역시 모바일 MMORPG ‘야생의땅 듀랑고’와 액션 RPG ‘다크어벤저3’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형제기업인 게임빌과 컴투스도 각각 모바일 RPG ‘워오브크라운’과 ‘서머너즈워’의 MMORPG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RPG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는 RPG의 흥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게임매출 1위부터 30위 사이를 살펴보면 2/3 이상을 RPG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 1~30위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 빗대어 볼 때 게임사들이 RPG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아울러 최근 인기 PC 온라인 RPG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제작 열풍도 RPG붐에 어느정도 일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에는 스마트폰의 사양 한계 등을 이유로 캐주얼게임 정도만 구현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사양이 대폭 높아져 기존 온라인 MMORPG를 모바일에서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러한 RPG 편중 현상이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시장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RPG 인기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 정도에 그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는 여전히 캐주얼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국내 RPG 중 북미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서너머즈워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RPG 편중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RPG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언제 다시 다른 장르가 인기를 끌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에 대한 개발 능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여러 개발사들이 RPG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RPG 장르에 대한 환상을 버릴 필요가 있다. 클래시로얄 등 잘 만든 캐주얼게임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도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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