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 끼워팔기 관행 막아 기본형 부담 낮춰…3가지 특약형은 자기 부담 비중 높여

4월부터 기존 보험보다 35% 이상 싼 기본형 실손보험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과잉진료를 유발한다고 지적받던 도수치료·비급여 주사·비급여 자기공명영상검사 보장을 별도 특약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 이미지=시사저널e

실손의료보험이 내달 1일부터 재개편된다. 실손보험 변경 주요 골자는 기본형과 특약을 분리하는 데 있다. 특약 형태로 실손보험을 끼워 파는 관행을 금지하고 단독형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토록 한 것이다. 이에 보험 고객은 본인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낮출 수 있게 됐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실손의료보험의 안정적 공급과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선 바 있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매년 보험사의 손해율 반영으로 보험료가 올랐다. 올해도 롯데손보 32.8%, 현대해상 26.9%, KB손보 26.1%, 메리츠화재 25.6% 등 대부분 보험사가 실손보험료를 평균 20% 가량 인상했다. 매년 증가하는 보험사 손해율이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누적 손해율은 2011년 109.9%에서 2015년 129.7%까지 올랐다. 손해율은 100%를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려 손실 충당에 나서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 증가 주범을 비급여 비중의 증가를 꼽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수가를 적용받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가 지급보험금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그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24개 보험회사에서 새로운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3가지 특약을 분류했다. 기본형 상품 외에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검사인 MRI 등 비급여 진료를 특약형 3가지로 분류하고 필요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

특약 없이 기본형으로 가입하면 이전보다 보험료가 대폭 줄어들게 된 것이다. 기본형 상품의 월 보험료는 40세 기준 남자는 평균 1만1275원, 여자는 1만3854원이다. 현재 판매되는 상품과 비교해 약 35% 이상 싸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손보험 개편으로 2년간 보험금 미청구자는 다음 1년간 10% 이상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반대로 특약에 가입하면 자기부담금이 30%로 상향 조정된다. 또 도수치료 350만원(최대 50회), 비급여 주사제는 250만원(최대 50회), 비급여 MRI는 300만원까지로 제한된다.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 실손보험에 가입한다면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며 "보험 온라인슈퍼마켓 '보험다모아'에서 각 상품의 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전 상품 가입자는 별도의 심사 없이 가입 전환을 통해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아 보험금 청구가 없는 고객은 인센티브 제도도 활용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특약의 자기부담금이 높아진 만큼 상품 갈아타기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 건강 상태와 진료 주기를 잘 따져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기존 상품에 특약이 있다면 이 부분에 심사를 받아야 자기부담 비율 상향조정에 따른 보험료 증가를 피할 수 있다. 본인 건강상태에 따라 도수 치료 등을 자주 받는지 따져야 한다. 가령 1시간에 10만원의 도수치료를 받았다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현행 2만원에서 3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고객이 사망보험, 암보험 등을 주계약으로 하는 보험상품에 실손 의료비 특약을 가입하고 있다면 실손 의료비 특약만 해지하고 새로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으로 가입하면 자기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4월 1일부터 생명보험사 14곳, 손해보험사 10곳이 신상품을 판매한다. 보험사를 방문하거나 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동부화재는 보험다모아에서 온라인 가입이 가능하고 나머지 회사들도 상반기 안에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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