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산은·수은과 달라 설득 쉽지 않을 수도"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우조선 회생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 경영진을 만난다또 국민연금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대한 보강 자료를 요청하기로 했다내달 있을 채무 조정안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연금 태도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국민연금의 채무조정 합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며 이를 확인한 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우조선 채무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국민연금은 자료 부족으로 채무조정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하기 어려운 탓에 채권단에 구조조정 관련 보강 자료를 요청했다국민연금은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달 31일 투자관리위원회를 열고 채무재조정안에 대해 논의한다 

   

더불어 국민연금은 29일 대우조선 경영진을 만나 구조조정 방안과 생각을 듣겠다고도 밝혔다대우조선 경영진은 국민연금 측과 일정을 조율해 국민연금을 찾는다이번 만남은 지난 23일 정부 대우조선 지원 방안 발표 이후대우조선 측과 국민연금 측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대우조선은 국민연금 채무조정 합의 설득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가 내놓은 대우조선 추가 자금 지원안에 따르면국민연금은 내달 17~18일 열릴 사채권자집회서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3년 만기 연장해야 한다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사채권자들 중 가장 많은 비율(30%)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어 채무 조정안 합의의 중추다국민연금이 채무조정에 반대하면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이 경우엔 시중은행국민연금 등의 출자전환 비율이 93%까지 치솟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그간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다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국민연금으로선 이번 채무 조정 결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국민연금은 대우조선 부실 회사채에 대한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자료 요청과 대우조선과의 만남에도 국민연금 채무조정 합의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기금의 장기적 이익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정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한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대규모 채권단인 국책은행은 기획재정부(기재부산하에 있다이들은 기재부가 팔 비틀기로 설득하면 채무 조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지만국민연금은 기재부 산하가 아니다국민연금 스스로 나서지 않는 이상 설득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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