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기은·하나 등 육성센터 앞다퉈 설립…핀테크 기술 확보하고 투자자 연계도 협업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해 핀테크 육성 센터를 만들고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주요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 육성 센터를 만들며 디지털금융 혁신에 나섰다. 핀테크 기업 육성 센터를 만들어 핀테크 기업에게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고 투자자 연계 등을 협업하고 있다. 또 핀테크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즉시 상용화하고 있다. 이에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은 드림랩(IBK기업은행), 위비핀테크랩(우리은행), 원큐랩(하나지주), KB이노베이션허브(KB지주), 퓨처스랩(신한지주) 등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7일 핀테크 드림랩 3기를 출범했다. 10개 기업을 이번 3기 육성기업으로 선정했다. 6개월간 사무공간, 멘토링, 컨설팅, 투자자 연계, 해외진출 기회 제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기업은행은 핀테크 기업에 기업은행과 협약을 맺은 미국, 영국, 핀란드 등 해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업무 연계를 통해 기업은행에 필요한 기술도 들여오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기업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을 선정했다"며 "핀테크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그 기업과 핀테크 산업만 발전시킨다는 점만 아니라 은행이 기술력을 들여와 금융환경에 접목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2015년 3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KB핀테크허브센터를 출범했다. 지난 1월 KB핀테크허브센터를 신기술 인큐베이션 프로세스 전담운영조직인 KB이노베이션허브센터로 확대했다.

KB금융은 이를 통해 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현장과 융합해 새로운 금융비즈니스모델을 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핀테크기업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KB오아이스멘토단과 투자협의체를 구성한 것도 같은 계획 선상에서 이뤄졌다.

신한금융도 2015년 5월 잠재력 있는 국내 핀테크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핀테크 협업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출범했다. 신한퓨처스랩을 지원하기 위해 신한금융은 그룹 임원진과 기술·특허·법률·해외시장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멘토단을 꾸렸다. 또 핵심의사결정을 수행하는 SFL운영위원회와 기술개발·ICT관점의 지원사항을 도출하기 위한 기술지원협의체도 구성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3기 업체를 선정했다. 1기 기업에 22억원, 2기 기업에 36억원 등 총 58억원을 투자한 것과 마찬가지로 3기에도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원큐랩(1Q Lab) 4기를 출범했다. 총 7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간편결제, 해외송금, 피투피(P2P)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체다.

하나은행은 원큐랩 스타트업이 개발한 사업 모델을 계열사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기술 협약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지난해 4월 하나금융그룹 전 계열사가 참여한 가운데 우수 핀테크 스타트업이 개발한 사업 모델을 공개하고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하나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를 열었다.

핀테크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선 하나은행이 보유한 핀테크 기술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멤버십서비스인 하나멤버스와 위치 검색 기능 기반의 증강현실기술을 도입한 하나머니 고(Go), 대화형 금융 플랫폼인 텍스트 뱅킹 등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 등 해외 대형 은행에서 직접 찾아와 자문 및 협약 요청 등을 했다"며 "하나은행 핀테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로 위비핀테크랩 2기를 모집하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기 핀테크랩 기업 7개사는 이미 시장이 자리 잡고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5년 11월 5개 핀테크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핀테크 기술과 사업모델 도입 상용화를 위한 지원이다. 참여 기업 중 아이리스아이디는 지난해 1월 홍채인식을 통한 자동화기기(ATM)를 금융권 최초로 상용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아이리스아이디와 동반성장을 위한 10억원의 지분투자도 진행했다.

주정태 기업은행 기업핀테크채널부 팀장은 "은행마다 오프라인 경쟁력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가지고 오기 위해 핀테크 육성을 하고 있다"며 "은행도 과거에 만들어 놓은 서비스를 최근 환경에 맞춰 바꿔나갈 수 있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에 핀테크 기업과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개발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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