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사내방송 통해 "고통분담 없다면 법정관리행…내년엔 흑자”

정성립 사장이 지난해 9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사진=뉴스1

“외부에서는 우리를 혈세 먹는 하마라고 부른다. 우리 스스로 먼저 움직여야 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고 나섰다. 다음 달 중순 사채권자집회를 앞두고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 본인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추가지원에 대한 형평성 논란에 맞서 ‘사생결단’의 각오를 밝힌 셈이다.

정 사장은 29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2015년 10월 4조2000억원을 지원 받고 경영정상화를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다. 회사는 올해 최대 3조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이제 외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을 요청하기에 앞서 국민은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대주주와 채권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과 추가 고통분담"이라며 노조 무쟁의·무분규 지속,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포함한 총액 인건비 25% 감축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2조90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지원안 발표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손실을 나눠 부담할 경우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및 회사채 투자자들은 50~80% 출자전환을 하고 만기를 3년 연장해야 한다.

정 사장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신의 월급을 전액 반납한다고 선언했다. 정 사장은 2015년 5월 취임 이후 그 해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임금의 20%,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30%를 반납해왔다.

정 사장은 만약 자구안이 제대로 단행되지 않아 P플랜이 작동될 경우 사운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의 자율적 채무조정 합의가 무산될 경우 법원의 사전회생계획제도(프리패키지 플랜, P플랜)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P플랜이 사실상의 법정관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만약 P플랜이 추진되면 인력·설비 감축 등 보다 강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행된다”며 “건조 계약 취소 등 회사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 사장은 지금의 위기를 견뎌낸다면 대우조선이 흑자회사로 변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유동성 위기만 넘긴다면 내년에는 수주가뭄도 해갈기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정 사장은 “2015년에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을 시에는 회사 자체 부실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가 주요 원인"이라며 "이 고비만 넘기고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우리 회사는 흑자 전환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단단한 회사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 "이번 추가지원이 이뤄질 경우 우리 회사의 모습은 부채비율은 300% 이하로 대폭 개선되고 수익성 높은 LNG선과 경쟁력 있는 특수선 건조를 통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 나와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우리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표이사 정성립 입니다.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께 회사의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주주와 채권단은 지난 23일 우리회사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20151042천억원을 지원 받고 경영정상화를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습니다.

유동성 위기로 또 다시 손을 벌리고 회사와 우리 직원들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상황이 된 점 사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죄송한 말씀 먼저 전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의 원인을 간략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회사는 올해 최대 3조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6년도 수주가 15억불에 그쳐 선수금 입금이 턱없이 부족했고 이미 건조를 마친 드릴십은 인도가 안돼 돈이 들어오지 않았고 올해 건조되는 선박 대부분은 계약 금액의 60% 이상이 선박 인도시 지급되는 헤비테일 계약으로 원가 투입과 수금 시점이 불일치해 건조 자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4월부터 시작되는 회사채 만기 상환도 자금 부족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자금 부족은 9월까지 증가하다가 선박이 인도되면서 차차 감소하기 시작하여 내년 말에는 균형을 이루리라 예상됩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이 위기상황은 2015년과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

2015년에 42천억원을 지원받을 시에는 회사 자체 부실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가 주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 이 고비만 넘기고 우리가 이미 약속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우리 회사는 흑자 전환하여 규모는 작아졌지만 단단한 회사로 재 탄생할 것입니다.

 

이번에 대주주와 채권단이 계획하고 있는 29천억원 추가지원의 전제조건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손실분담입니다.

만약 어느 한쪽이라도 손실분담을 받아들이지 않아 추가 지원의 전제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채권단은 즉시 P플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P플랜은 기본적으로 법정관리와 같습니다.

만약 P플랜이 추진되면 인력·설비 감축 등 보다 강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행됩니다.

건조 계약 취소 등 회사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제 외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을 요청하기에 앞서 국민은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가지원이 이뤄질 경우, 우리 회사의 모습은 부채비율은 300% 이하로 대폭 개선되고 수익성 높은 LNG선과 경쟁력 있는 특수선 건조를 통해 흑자를 내는 작지만 알찬 회사로 재 탄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금년 초,“이제는 희망이다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 나와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대주주와 채권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과 추가 고통분담입니다.

여기에는 무쟁의·무분규 지속,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포함한 총액 인건비 25% 감축 등이 포함됩니다.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결단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임금 반납 등은 개개인에게 있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호소 합니다.

 

외부에서는 우리를 혈세 먹는 하마라고 합니다.

채권단·시중은행·사채권자에게는 고통분담을 하라고 하면서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고통분담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스스로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임직원들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간청하기에 앞서 저부터 급여 전액을 반납토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 서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이제 어떠한 결단도 주저할 수 없습니다.

하루속히 이러한 상황이 종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 함께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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