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력 높아 경쟁력 갖춰… '저가 공세' 중국 넘어야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수주 절벽 등 조선업 불황 탓에 조선 기자재 업계가 악전고투하고 있다. 이에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 기자재 기술 수준이 높아 해외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저가 공세를 벌이는 중국 업체를 넘어야 하는 게 숙제로 지목된다.  


국내 조선 빅 3 조선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자재 업체는 사내외 협력사 포함 약 2700개다. 조선업이 어려워지면서 이 업체들도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 수주는 13년만에 2000만CGT이하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울산 조선소 5도크 가동을 중지했다. 대우조선 올해 수주는 단 1건뿐이다.


조선사가 배를 만들지 못하면 부품을 파는 기자재 업체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국내 조선 기자재 업계는 활로 모색 차원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자체도 이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부산시는 조선 기자재 업체의 판로 확장을 돕는다. 부산시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2017 마리타임 소싱 플라자’를 개최했다. 그리스와 덴마크 등 세계적 해운 강국의 선주사와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와의 수출을 상담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30여개 글로벌 선주사가 참여한다.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해외 선주와 만나 수출 통로를 넓힐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운업 불황과 국내 조선소 수주 감소 등으로 인한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장 다변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 기자재 업계의 기술력은 세계 상위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하이테크(고급 기술)’를 100이라고 봤을 때, 국내 기자재 업체의 기술력은 95~98정도다. 해외 진출시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한국보다 기술수준이 높은 곳은 일본이나 덴마크 등 1~2군데밖에 없다. 덴마크는 해양플랜트 기술에 강하지만 전 품목에서 1등은 아니다. 나머지 부문 기술력은 거의 동등하다고 보면 된다”며 “동남아, 러시아, 브라질 등 여러 나가라 국내 조선기자재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3개국은 조선산업이 성장하리라 예상되는 곳이다. 이들 국가엔 부품 기술력과 생산 기반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에게 좋은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난관도 있다. 바로 가격 경쟁력 측면이다. 조선 기자재는 두 갈래로 나뉜다. 선박을 새로 건조할 때 들어가는 기자재와 자동차 부품 갈 듯 교체용 기자재가 있다. 중국 기자재 업체들은 현재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신조에 들어가는 제품’에서는 경쟁력이 없으나, 교체·수리용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이들 기자재 가격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국 조선 기자재 기술력이 중급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런 기술력으로 만든 수리용 제품을 저가로 공급하다는 게 문제”라며 “(중국 제품은) 기술력이 떨어져 신조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저가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는 국내 업체들이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전남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 회의실에서 '조선산업 및 조선밀집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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